바이든 "민주주의가 中 이기기 위해선 합의와 큰 투자 필요"

최정희 기자I 2021.04.29 09:56:26

취임 100일 이틀 앞두고 백악관서 연설
"시진핑은 민주주의가 中 못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
의회 설득 위해 공공의 적 ''中'' 거론
인프라·가족계획안 통과 피력

(사진= AFP)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앞두고 ‘민주주의’를 꺼내들며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민주주의는 어떤 일을 추진할 때 사람들의 합의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반면 중국은 독재 정치로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 바이든이 이런 얘기를 꺼낸 것은 자신이 추진하는 4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안이 빠른 시일 내에 의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이틀 앞둔 28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케이블 뉴스 앵커 등을 모아놓고 “21세기에서도 민주주의가 성공할 수 있을지 도전을 맞고 있다”며 “민주주의가 기능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은 “모든 것이 너무나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세계, 과학, 기술 및 다양한 문제들의 상황이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와 같은 천재적인 민주주의가 독재정치와 시간 내에 경쟁하는 데 합의할 수 있을까”라고 물음을 던졌다.

이는 다분히 중국과 미국 의회를 의식한 발언이다. 바이든은 시진핑 중국 국가수석과 오랫동안 토론을 한 결과 “시 주석은 민주주의가 중국을 따라 잡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주의가 중국의 독재 정치를 이기기 위해선 합의와 큰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설은 취임 후 첫 의회 합동 연설을 몇 시간 앞두고 이뤄진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2조3000억달러의 교통·통신 등 1차 인프라 투자안을 발표한 후 이날 1조8000억달러 규모의 무상보육 및 교육 등 이름 하여 ‘미국 가족 계획안’을 발표한다. 이러한 계획안에는 자본이득세 등 부자 증세 내용이 포함돼 있어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은데 반대 의견을 가진 의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공공의 적인 ‘중국’을 꺼내든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은 “대통령으로서 성공해야 하는 두 가지 문제는 신체 건강과 경제적 건강, 즉 국가의 건강”이라며 “취임 초반 1조9000억달러의 경기부양책으로 100일간 13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앞서 발표한 인프라 투자안에 대해선 “현재 국가와 세계가 변곡점을 맞고 있다”며 “지금이 크게 나아갈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100일을 회고하며 “고통을 완화하고 생명을 구하고 사람들이 실제로 돌아와서 생계를 유지하고 가족을 부양할 수 있도록 믿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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