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올라 캘레니우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인 빌트암존탁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미국, 중국 등 세계 경제의 주요 주체는 서로 밀접하게 얽혀 있다.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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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레니우스 CEO의 발언은 미국이 대중(對中) 견제를 위해 독일의 동참을 이끌어내려 시도하고, 독일 정부 역시 지난해부터 대중 의존도 약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최근 독일에선 통신 네트워크에서 화웨이를 퇴출해야 한다거나, 함부르크 항만 지분을 중국 해운 대기업인 코스코에 매각하는 방안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일 정부는 또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용 화학물질 수출 제한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캘레니우스 CEO는 중국과의 디커플링이 현실화하면 “대부분의 독일 산업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며 “독일을 포함해 유럽은 중국에 대항해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성장 측면에서 윈-윈을 추구해야 한다. (중국과) 갈등이 아닌 기후변화 등과 관련해 상생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캘레니우스 CEO는 다만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여야 한다는 데엔 공감을 표했다. 그는 “우리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공급망이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줬다. 예를 들어 리튬 배터리의 경우 중국 의존에서 더 독립적이고 더 탄력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환상일 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거듭 역설했다.
캘레니우스 CEO가 이처럼 중국을 옹호하는 것은 중국이 메르세데스-벤츠의 가장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의 지역별 시장 점유율은 중국이 37%로 유럽(31%), 미국(15%)을 상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