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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계기판은 속도, 연료량 등 차량 정보를 알려주는 주요한 장치였다. 하지만 거의 모든 신차에 중앙 디스플레이가 탑재되고 주행 속도를 비롯한 정보가 더 세세하게 표시되면서 계기판의 입지는 빠르게 쪼그라들었다.
그러더니 급기야 계기판을 완전히 없앤 차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테슬라의 모델 3와 모델 Y는 운전대 뒤에 별도의 계기판을 두지 않고 모든 정보를 중앙 화면에 표시한다. 볼보 EX30과 신형 미니 쿠퍼도 계기판을 없애고 관련 기능을 중앙 화면에 통합했다.
국산차도 마찬가지다. 최근 출시된 신형 아반떼 기본형에는 12.9인치 중앙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대신 운전대 뒤 계기판은 사라졌다. 신형 그랜저는 전통적인 계기판 대신 크기가 작아진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이전 자동차에 익숙한 운전자들은 “계기판 없이 어떻게 운전하라는 것이냐”며 개탄을 금치 못한다.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즉각 파악하기 어려운 데다 시선을 돌리는 것은 번거롭고 위험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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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사라진 계기판이 영 아쉽고 허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수십 년간 익숙하게 사용해온 장치를 굳이 포기할 만큼의 뚜렷한 이점이 체감되지 않기 때문이다. 계기판이 빠진 자리에 더 유용한 기능이 추가된 것도, 실내가 눈에 띄게 더 아름다워진 것도 아니다.
자동차 회사들은 공정을 일부 단순화함으로써 제조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원가 절감 효과를 소비자들은 좀처럼 체감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런 와중에 자동차의 필수 장치로 여겨졌던 계기판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옵션’으로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심기를 긁는다. 원래 내 것이었던 물건을 빼앗겼다가 돈을 내고 되찾는 듯한 기분이다.
객관적으로 따지면 이제 계기판은 필요성을 다했지만 모든 소비자가 객관적인 판단만으로 자동차를 고르는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몸에 밴 익숙한 방식과 운전석에 앉았을 때 느끼는 주관적인 안정감도 간과할 수 없는 상품성의 일부다. 굳이 계기판을 없애겠다면 그에 따른 이점을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조사의 당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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