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2억8000명 이상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하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넷플릭스의 주가가 고공 행진하고 있다. 자체 제작 콘텐츠가 잇따라 대박을 치고, 범죄물과 라이브 스포츠 중계 등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등 자금난에 허덕이는 경쟁사들과 달리 차별화된 성과를 내며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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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온라인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넷플릭스가 올해 선전한 배경을 크게 다섯가지로 손꼽았다. 우선 라이브 스포츠 중계에 대대적으로 진출한 게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라이브 스포츠 중계는 급성장하는 광고 사업의 핵심 포맷으로 떠오르는 분야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세기의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과 유튜버 복서 제이크 폴의 프로복싱 헤비급 경기를 생중계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6000만 가구가 이 경기를 실시간으로 시청했으며 동시 접속 스트림도 최대 6500만건에 달할 정도로 역대급 흥행 기록을 달성했다. 또한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인기 팝가수 비욘세가 하프타임 공연자로 등장하는 미국 미식축그리그(NFL) 경기를 중계할 예정이라 흥행을 이어갈 전망이다.
경영진 교체에도 광고 사업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점도 시장이 넷플릭스를 주목하는 이유로 거론된다. 넷플릭스는 올해 글로벌 광고영업 책임자이자 업계 베테랑인 피터 네일러가 회사를 떠나는 등 광고 사업을 두고 내부 갈등의 흔적도 목격되기도 했다. 그러나 케이블 광고 판매 기업 앰퍼샌드의 니콜 팡기스 전 최고경영자(CEO)를 새로운 광고 부사장으로 영입해 전열을 가다듬었다. 넷플릭스는 현재 자체 광고 기술을 개발 중이며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영화 분야의 리더십 확보와 효율성 중심의 전략 개편도 성공 요인으로 지목된다. 올 초 넷플릭스는 올랫동안 영화 제작자로 일해온 스콧 스투버와 결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스투버가 어떤 종류의 영화를 만들 것인지를 놓고 고위층과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벨라 바자리아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OO)는 직원들에게 회사의 전략 변화에 따라 품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으며 새로 부임한 영화 책임자 댄 린은 효율적인 계획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예산이 많이 드는 액션 영화나 유명 스타가 출연하는 작품 대신 자체 제작을 우선 순위로 두고, 극장 개봉을 생략하는 등 회사의 콘텐츠 다양화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영화배우들에게 지급하던 거액의 출연료 지급도 중단했다.
이밖에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실화 범죄물 제작에 집중하고, 여러 사람의 비밀번호 공유에 대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넷플릭스의 성장세를 견인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넷플릭스가 올해 스트리밍 전쟁의 승자로 등극했다”면서 “수익을 희생하지 않고도 시청자를 얼마나 더 늘릴 수 있는지,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와 광고비를 놓고 경쟁할 수 있는지, 유튜브에서 성장한 젊은 시청자를 어떻게 사로잡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직면해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