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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술을 왜 한국서 사?…中관광객 “가짜 걱정 없어”[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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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애 기자I 2026.09.23 05: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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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단체객 주류·담배 매출 76%↑…가격 경쟁력에 정품 신뢰까지
중화권 넘어 유럽 관광객도 증가…외국인 매출 최대 83%↑
"재방문 유도할 수 있는 쇼핑 경험 마련해야"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2개 이상 사면 할인 폭이 커서 정말 저렴한 데다 가짜 걱정이 없으니 대량으로 구매해 갑니다.”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서울 명동 신세계면세점 주류코너에서 술을 고르고 있는 모습.(사진=신세계면세점)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서울 명동 신세계면세점 주류코너에서 술을 고르고 있는 모습.(사진=신세계면세점)
중국 국경절 연휴와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면세구역에서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중국산 술과 담배를 여러 개씩 구매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현장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에 더해 한국 면세점 상품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서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식품은 물론 자국산 술과 담배까지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현지에서 유통되는 상품의 진품 여부를 우려하는 소비자들이 공식 유통망과 관리 시스템을 갖춘 한국 면세점을 찾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외국인 관광객의 주류·담배 구매는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6~8월과 비교해 올해 같은 기간 신세계면세점의 중국 단체관광객 대상 주류·담배 매출은 76% 증가했다.

최근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명동점 방문이 늘면서 이들이 선호하는 주류·담배 코너의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게 신세계면세점의 설명이다.

中 넘어 유럽까지…면세점 고객 국적도 다양해졌다

정품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구매 수요는 술·담배에 그치지 않는다. K뷰티와 건강기능식품, 식품 등 한국 상품으로 쇼핑 품목이 넓어지는 동시에 면세점을 찾는 외국인의 국적도 중화권 중심에서 유럽 등으로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신세계면세점 식품 판매 코너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식품과 기념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박지애 기자)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신세계면세점 식품 판매 코너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식품과 기념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박지애 기자)
이날 제1·2터미널 신세계면세점에서도 중국·홍콩·대만 등 중화권 관광객뿐 아니라 유럽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온 여행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재작년만 해도 매장을 둘러보면 중국과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언어가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유럽에서 온 고객이 상당히 늘었다”며 “스페인어나 이탈리아어, 프랑스어까지 다양한 언어가 들릴 정도”라고 말했다.

K팝과 K뷰티 등 한국 콘텐츠의 인지도가 높아진 영향도 있다는 게 면세점 측 설명이다. 한국을 최종 여행지로 찾는 외국인뿐 아니라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한국을 함께 둘러보는 관광객도 늘고 있다. 봄·가을 같은 전통적인 관광 성수기에 집중됐던 여행 패턴도 주말에 하루가량 휴가를 붙여 한국을 찾는 짧은 일정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재방문 유도할 수 있는 쇼핑 경험 마련해야”

외국인 고객이 다양해지면서 쇼핑 목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명품과 수입 화장품 중심에서 최근에는 K뷰티와 K푸드, 건강기능식품 등 한국에서 직접 경험한 상품을 출국길에 다시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K푸드는 김·김치·홍삼 같은 전통적인 인기 품목을 넘어 성수·홍대·신사·북촌 등 서울 주요 상권에서 유행한 디저트와 간식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날 제1터미널 신세계면세점 식품 매장에서 말차 과자를 여러 상자 구매한 한 일본인 관광객은 “요즘 한국에 간다고 하면 지인들이 떡이나 과자를 사다 달라고 한다”며 “포장도 예쁘고 한국 여행 기념품으로 사가기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동안 한산했던 면세점에 다시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방한 수요 회복과 함께 면세업계도 오랜 부진을 딛고 반등의 기회를 맞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회복세를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가려면 개별 관광객과 재방문객을 끌어들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단체관광객이나 특정 국가 방문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경우 외부 변수에 따라 실적이 다시 흔들릴 수 있어서다. 관광객의 국적과 여행 목적, 소비 취향이 다양해진 만큼 면세점도 단순한 가격 할인에서 벗어나 상품 구성과 매장 경험을 차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K뷰티·K푸드·문화 콘텐츠를 결합해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쇼핑 경험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방한 관광객 회복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관광객 수가 곧바로 매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국적별 수요를 세분화하고 공항과 시내점의 역할을 나누는 등 고객 체류 시간과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전략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신세계면세점 명품 매장을 찾은 내·외국인 여행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박지애 기자)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신세계면세점 명품 매장을 찾은 내·외국인 여행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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