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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위기 미리 파악·대응...농협銀 '조기경보지표'가동

김나경 기자I 2025.01.19 16:54:39

올해 대내외 시장 불확실성 최고조
농협銀 ‘금융시장 조기경보지표’ 개발
환율·코스피·채권 스프레드 등 활용해
시장 ‘극단치’ 파악해 비상조달 등 대응
신한銀, 지표별 임계수준 설정해 관리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올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으로 대내·외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은행들이 산·학 협력 등을 통해 리스크관리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주식·채권·외환 주요 시장지표를 분석해 위험 수준 도달시 비상대응을 유도하는 ‘조기경보지표’를 개발했다. 또 KB국민·신한·하나은행 등도 고환율 상황에 대응해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디자인=김정훈 기자)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최근 정치·경제 여건 변화로 시장지표 변동성이 커지자 종합적 리스크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농협은행은 고려대 경제학과와 산학협력을 통해 NHWI(NongHyup Warning Index)라는 금융시장 조기경보지표를 만들었다. 주식·외환·채권·글로벌 4개 부문의 18개 금융시장 지표를 활용한 지표다. 원·달러 환율 급등이나 코스피 지수 급락과 같이 ‘극단치’와 그간 추세 변화를 감안해 위기신호를 촘촘히 잡아낸다. 또 점수화를 통해 과거·현재 위기수준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농협은행 리스크·IT부서와 강규호 고려대 경제학과 연구팀이 20년치 일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농협은행은 금융시장 상황을 대표하는 종합지수가 생겨 판단이 빨라질 수 있는 부분이 이전과 가장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극단치, 즉 임계치에 도달하기 전에 위험단계를 판단하고 비상조달계획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코로나19 팬데믹이란 같은 사건이라도 외환·채권 등 시장별로 미치는 위험 수준이 다른데, NHWI를 도입하면 부문별 위험요인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정확한 대응이 가능하다.

실제 NHWI는 테스트 과정에서 미 연준(Fed)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로 외환부문 영향이 커지고 있는 점을 포착했다. 주식시장이 급락한 지난해 8월 5일에는 주식과 외환부문이 종합 위험도에 미치는 영향이 각각 33.7%, 29.7%를 차지했고, 환율 일중 변동성 영향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재영 농협은행 리스크관리부문장은 “은행 고유·시장리스크를 결합한 극단적 시나리오까지 파악한 맞춤형 대응으로 위기를 조기 해소할 수 있다”며 “위기 유형에 맞는 비상조달계획을 실행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기술을 활용해 기존 인력의 업무 부담을 덜고, 사람의 판단 착오로 생기는 문제도 방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은행들도 최근 24시간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시장 지표 성격에 따라 일·주·격주·월·분기별로 모니터링를 실시한다. 또 지표별 임계치를 설정해 위기대응 방안을 즉시 가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 금융당국·중앙은행 대응 시스템을 마련해 24시간 상시 대응체계를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은 원·달러 환율 수준별 시나리오를 만들어 부문별 대응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각 은행이 세계적인 정치, 경제 변화에 따른 리스크관리를 강화하는 게 주요 화두”라며 “빅데이터와 오픈 소스 분석 모델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리스크관리 업무 효율성과 성과를 높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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