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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에 멈춘 금빛 도전, 그래도 꿈은 계속된다…'MMA銅' 이보미[이석무의 파이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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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무 기자I 2026.10.03 13: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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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MMA 첫 아시안게임 메달
준결승서 어깨 부상 당해 동메달
“아프고 힘들어도 경기 뛰면 다 잊어요”
회복 뒤 프로격투기 로드FC 정상 도전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종합격투기(MMA)에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안긴 이보미(27·SSMA상승도장)의 부상 당한 어깨는 붕대로 감싸져 있었다. 미소가 가득한 눈가에도 멍자국이 남아 있었다.

이보미는 경기 중 당한 어깨 부상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 문턱에서 고개 숙였다. 하지만 다시 경기장에 서겠다는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일단 부상부터 회복하고 다시 운동을 시작하겠다”며 “프로 선수로서 최정상까지 올라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MMA 종목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동메달을 따낸 여자 모던 54kg급 이보미. 사진=이석무 기자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MMA 종목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동메달을 따낸 여자 모던 54kg급 이보미. 사진=이석무 기자
이보미는 지난달 21일 일본 나고야 이나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MMA 여자 모던 54㎏급에서 동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이 된 MMA에서 한국 선수가 거둔 첫 메달이다.

이보미는 준결승에서 디아나 포고시안(바레인)을 상대하다 왼쪽 어깨를 다쳐 경기를 포기해야 했다. 계속 하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긴급 이동할 정도로 부상이 심각했다.

결승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은 컸다. 하지만 이보미가 인터뷰에서 거듭 꺼낸 말은 ‘힘들다’보다 ‘재미있다’였다. 고된 훈련도, 치명적 부상도 그가 격투기를 좋아하는 마음까지 꺾지는 못했다.

“시합을 준비하는 과정은 정말 힘들어요. 너무 힘들어서 그만할까 생각하기도 하죠. 그런데 재미가 있으니까 계속하게 돼요. 시합을 뛰면 그전에 힘들었던 게 다 없어질 만큼 좋아요”

격투기의 출발은 초등학교 6학년 때 배운 합기도였다. 중학교 2학년 때 체육관 관장의 권유로 MMA를 접했다. 처음에는 취미였다. 선수의 길을 꿈꾸게 된 계기는 직접 관람한 경기였다. 체육관 사람들과 함께 찾은 대회에서 여성 선수가 싸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움직였다.

이보미는 “여자 선수의 경기가 너무 멋있었다”며 “‘나도 저렇게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시작이었다”고 돌아봤다.

프로 무대에 서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학교를 다니면서 운동을 계속 했고. 아마추어 대회에 출전하면서 기회를 기다렸다. 지금도 체육관에서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과 선수 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일과 중에는 아이들에게 합기도를 지도하고 저녁에는 자신의 MMA 훈련에 매달린다. 오랜 준비 끝에 2024년 로드FC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했다.

아시안게임 출전도 차근차근 쌓은 경험의 결과였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뒤 해외 선수들과 겨뤄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2024년 캄보디아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다. 3회 대회에서는 5위에 그쳤지만, 중국에서 열린 제4회 대회에서 동메달을 보탰다. 그렇게 차곡차곡 포인트를 쌓아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따냈다.

바랐던 아시안게임 메달을 손에 넣었지만, 부상을 피하진 못했다. 가족에게는 기쁨만큼 걱정도 큰 대회였다. 이보미는 다칠 때마다 가장 속상해하는 사람도, 가장 열심히 응원해주는 사람도 부모님이라고 했다.

“제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이고, 하겠다고 하니 막지는 않으세요. 그래도 조심해서 하라고 하시죠. 가장 속상해하시면서도, 제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에요”

경기장 밖에서 본 이보미는 작고 곱상한 외모다. 보통의 20대 여성들과 다를게 없다. 하지만 경기장에선 냉철한 파이터로 바뀐다. 감정보다 작전에 집중한다. 상대를 반드시 쓰러뜨리겠다는 생각에 매달리면 오히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경기에서 하기로 한 작전만 생각한다”며 “스포츠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내려놓고 들어간다”고 말했다.

합기도에서 배운 낙법과 메치기는 MMA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됐다. 주먹으로 때리고 공격을 피하는 타격 기술은 별도로 익혔다. 지금은 타격에 더 욕심이 난다. 준비한 공격이 상대에게 정확하게 들어갈 때 성취감을 느낀다고 했다.

당장의 목표는 부상 회복이다. 이후 프로 무대로 돌아가 로드FC 정상에 도전할 생각이다. 더 큰 무대를 향한 꿈도 있지만, 먼저 눈앞의 목표부터 이루겠다는 것이다. 얼굴에 멍이 들고 몸을 다치면서도 운동을 계속하는 이유를 묻자, 이보미는 이렇게 답했다.

“꾸미고 싶은 마음도 있죠. 그런데 그것보다 MMA를 하고 싶고 좋아하는 마음이 더 큰 걸요”

이보미. 사진=대한체육회
이보미. 사진=대한체육회
아시안게임 시상대에 오른 이보미(오른쪽 두 번째). 사진=뉴시스
아시안게임 시상대에 오른 이보미(오른쪽 두 번째).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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