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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지사는 “내년에 지출할 수 있는 돈은 올해의 30~40% 수준이다. 한마디로 예산 절벽”이라며 “예컨대 부모님 요양비, 첫째 결혼 자금, 둘째 대학 등록금, 셋째 아이의 학원비 중 어떤 것을 줄여야 할 지 결정해야 하는 가슴 아픈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정치권에서는 추 지사의 재정난 호소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재정관리 기준에 근거해 ‘경기도는 재정위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추 지사는 “나라 살림을 맡았던 재정전문가 전임 도지사도 9개월밖에 예산을 편성하지 못했는데 이게 위기가 아니냐”며 “일각에서 ‘추 지사가 중앙정치 하느라 일부러 엄살떠는 것’이라고 하는데 눈물이 날 정도로 이해가 안됐다”고 호소했다. 다음은 추 지사와 일문일답.
-현재 경기도 재정상황에 대한 여러 해석이 오간다.
△재정위기라는 주장은 팩트다. 재정위기가 아니라면 국가의 1년 예산을 마련하던 전임 도지사(김동연 전 지사)가 9개월치만 편성했겠나. 한 마디로 돈이 없어서다. 5회 연속 지방채 발행으로 예산을 조달했지만 그것도 부족해서 올해 남은 석 달 치를 못 짠 채로 접었다. 경기도의회도 심의를 했다. 당시 언론보도를 보면 도내 31개 시·군에서 매칭 예산을 편성하며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다. 재정전문가도 그렇게 했는데 제가 이걸 재정위기가 아니라고 할 수 있겠나. 이것이 실상이고 팩트다. 추미애라는 사람을 정치적으로 벼랑 끝으로 몬다고 해서 돈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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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 문제라는 게 어떤 걸 말하는 지.
△경제에는 ‘플로우’(Flow, 흐름)와 ‘스톡’(Stock, 저축) 개념이 있다. 플로우가 좋으면 내가 소비하고 남는 돈을 저축하거나 투자한다. 그게 스톡으로 쌓인다. 경기도는 부동산 거래가 활황일 때 취득세가 많이 들어와 통합재정안정화기금으로 적립한다. 세수가 덜 걷히거나 비상시에 꺼내 쓰기 위한 용도다. 그런데 기금도 다 써버리고 지방채를 발행해 현재 도민이 떠안는 이자 부담이 하루에 3억 9000만원에 달한다. 내년이면 하루 이자가 5억원에 육박한다. 통합안정화기금 차입을 내부거래라고 하는데 약간 금리가 낮을 뿐이지, 갚아야 할 의무가 있다. 현재 발생하는 문제는 부동산 거래에만 의존하고 있는 경기도의 세출입 흐름에 있다. 경기도는 이미 웬만한 대단지 개발이 끝났다. 남아 있는 그린벨트를 풀어야 하는데 수도권 과밀을 막기 위해 규제하면서 그린벨트를 계속 푸는 것은 모순된 일이다. 그 때문에 낡은 세제를 풀어달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국감에서 세제 개편에 대한 여러 부정적 인식이 드러났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기업이 있고 특히 반도체 산업이 집중돼 있다. 이 반도체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수도와 전기 공급 외에도 신규 도로와 철도망 건설을 비롯해 유지·보수하는 많은 부분에 도비가 들어간다.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업을 유치해 그 기업들이 벌어들인 영업이익과 매치가 돼야 하지만 그 흐름을 막아놨다. 국가와 시·군만 나눠 갖는다. 도는 부담은 잔뜩 떠안고 계속 지출만 하다 보니 유지보수비도 조달할 수 없는 지경이다. 야당에서는 많은 복지 지출이 문제가 아니냐고 하는데 그건 한쪽만 보는 거다. 그 흐름을 풀 수 있는 열쇠가 세제 개편이다. 이걸 자꾸 중장기적인 대책이라고 국회가 실상을 외면하는데 이건 당장 시급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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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화재 발생 원인 1위가 담뱃불이다. 담배소비세 중 연말에 일몰되는 지방교육세를 소방인건비로 지원해 달라는 이야기였다. 전국 소방공무원의 20%가 경기도에 있다. 소방공무원은 국가직이지만 인건비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한다. 경기도의 경우 소방관 인건비만 연간 1조 1000억원에 이른다. 소방 인건비 1조 1000억원에 사업비 5000억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중앙정부가 지급하는 돈은 인건비 800억원과 사업비 300억원 등 1100억원 정도밖에 안 된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산업 활동이 많고, 화재에 취약한 중소기업이 많다. 신규 소방서도 만들고, 장비도 확충해야 하는데 국가직임에도 다 지방에 부담을 넘기고 나 몰라라 한다. 도지사 하나 흔든다고 해결된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지난 국감은 실망스러웠다.
-첫 조직개편의 방향성은.
△이번 조직개편은 ‘현장성’, ‘책임성’, ‘미래지향성’ 등 세 가지에 중점을 두고 실시했다. 취임 후 업무보고를 받을 때 든 느낌은 ‘경기도 공무원들이 되게 유능한데 전체적인 흐름을 못 잡을 정도로 뒤처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현장에 가야 할 사무를 대체로 위탁했기 때문이다. 업무가 중복되는 부분들도 많아서 책임성 강화도 필요했다. 경기도가 서울시보다 공무원 조직이 한 급수 낮다. 1.5배 많은 인구에 걸맞게 위상을 갖춰줘야 한다. 급수가 낮다 보니 조직이 수평적으로 전개돼 지휘계통을 통한 리더십이 없다고 생각됐다. 미래지향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조직을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행정 비효율을 제거하고, 도민 삶과 직결된 교통·주택·복지·첨단산업 육성에 방점을 찍었다.
-3기 신도시 등 주택공급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얼마 전 고양 창릉신도시에 갔는데 이미 입주를 시작했지만 교통체계가 미완성 상태였다. 광역교통시설을 추진하려면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야 하지만 예타에만 3~4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가 ‘선 교통, 후 입주’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신도시 계획을 세울 때 교통대책까지 함께 고려했어야 하는 만큼 신도시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할 것을 제안했다. 산업·일자리와 주거가 공존하는 ‘경기도형 주택공급 전략’을 최근 정부와 국회에 건의했다. 산업거점 주변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선정·배분에 대한 도지사 권한을 늘리고, 공공주택지구 지정 및 지구계획 수립 과정에서 지역 여건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경기도의 역할을 확대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대학과 기업이 연계된 첨단산업거점 조성을 위한 과밀억제권역 공업지역 총량 규제 완화, 역세권 복합개발을 위한 개발제한구역 해제 권한 확대 등도 담겼다. 이런 4대 전략을 조만간 도민들께도 상세히 보고할 예정이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1958년 대구 출생 △경북여고 △한양대 법학과 △제24회 사법시험 합격 △광주고등법원 판사 △제15·16·18·19·20·22대 국회의원 △새천년민주당 김대중 총재 비서실장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제67대 법무부 장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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