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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해당 항공기가 착륙하기 직전 조류 충돌 주의 경보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제주항공 2216편(방콕~무안) 사고 관련 브리핑을 통해 “당시 관제탑에서 조류 충돌 주의 경보가 있었다”고 말했다.
주 실장은 “현재까지 파악한 경위로는 당초 활주로 01방향(활주로에서 어느 방향으로 착륙할지 부여하는 번호)으로 착륙을 시도하다가 관제탑에서 조류 충돌 주의 경보를 준 것으로 파악됐으며 얼마 안돼 조종사가 메이데이를 선언했다”며 “관제탑은 같은 활주로 19방향, 반대방향으로 착륙하도록 허가하고 해당 항공기가 이를 수용해 착륙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조류 충돌 주의 경보 이후 사고 발생까지는 잠정 5분가량의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그는 “정확한 시간대는 비행기록장치 자료를 확인해야겠지만 관제탑에서 조류 충돌 주의 경보를 주고 메이데이를 외치기까지 2분 정도 소요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메이데이를 외치고 난 이후 4분 정도 뒤 착륙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고 했다.
다만 국토부는 무안국제공항의 활주로 길이가 짧아 사고가 발생했다는 일각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활주로 길이가 충분치 않아 사고가 났다고 보긴 어렵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사고 항공기 기장은 현 직책을 맡은 게 2019년 3월, 비행시간은 6823시간 정도이며 부기장은 2023년 2월 현 직책을 맡았고 1650시간의 비행시간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고원인과 관련해 다양한 해석이 제기된다. 우선 전문가들은 랜딩기어가 제대로 내려오지 않은 것이 이러한 참사로 이어졌다고 보면서도 조류 충돌로 항공기 양쪽 엔진과 유압장치가 모두 작동하지 않은 점에서는 의문도 제기됐다. 이날 사고 여객기는 1차 착륙을 하려다 정상 착륙이 불가능해 다시 복행(Go Around)해 다시 착륙을 시도했다. 또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바퀴없이 기체를 바닥에 대고 착륙해 마찰로 일어났다는 해석과 랜딩기어 등 브레이크 장치 미작동으로 속도를 줄이지 못해 발생했다는 ‘오버런’ 분석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주 실장은 사고 원인 파악에 중요한 블랙박스에 대해 “두 가지가 있다. 비행기록장치와 음성기록장치 있어”면서 “현재 비행기록 장치는 사고조사위원회가 수거했고 곧 조사할 예정이다. 음성기록장치는 현장 상황에 따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 실장은 앞선 2차 브리핑에서 본격적인 사고 조사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수습이 먼저”라며 “여러 부처 기관들이 수습하고 있다. 수습되는 대로 즉시 조사하겠다”고 답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현장에는 오후 3시 18분 기준 소방, 경찰, 해경, 지자체, 군, 유관기관 등 총 1562명이 투입돼 사고를 수습했다.
이번 무안공항 항공기 참사는 기적적으로 생존자가 더 나오더라도 대한민국 단일 항공기 사망 사고 3위에 기록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일 항공기 사망 사고 1위는 지난 1983년 9월 1일, 246명의 승객과 23명의 승무원 등 269명이 탑승한 대한항공 007편 항공기가 뉴욕 J.F. 케네디 국제공항을 출발해 김포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중 소련 영공에서 전투기의 미사일 공격에 의해 격추당해 269명 전원이 숨진 사고다.
이어 1997년 8월 6일, 대한항공 801편 여객기가 괌 아가나 공항에 착륙 직전 공항 바로 앞의 언덕인 니미츠 힐(Nimitz hill) 밀림 지대에 추락해 228명이 숨지고 26명만 살아남은 참사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안공항 사고에 이어 지난 1993년 7월 26일 무안공항 개항 이전 민간 항공기가 이착륙했던 목포공항의 근처인 해남군 화원반도 야산에 추락한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로 68명이 숨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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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정부 기관의 공식 조사가 있어야 하는 부분이라 따로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없다”면서 “사고 원인을 불문하고 최고경영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난 항공기의 기체 이상은 전혀 없었다”면서 “버드 스크라이크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 이후 제주항공은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하고 현장과 본사에서 대응을 하고 있다”면서 “사고 수습과 유가족 지원이 최우선인 상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무엇보다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탑승객분들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정부와 전라남도 등 관계기관들도 이번 사고 피해수습과 관련해 총력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후 현장을 살핀 뒤 무안군청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를 주재하고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유사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도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한 후 결과가 나오면 발표할 방침이다. 주 실장은 “관제기관과 조종사간 교신내용을 확인하고 현재 관제기록 내용을 꼼꼼히 보고 있다”며 “시간대별로 기록이 나와 있는지는 별도 자료를 통해 배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사가 진행중이고 이런 상태에서 법이나 정비 규정들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블랙박스 등 장치가 수거됐으니 현장에 파견 나간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조사를 진행할 것이다. 결과 나오면 다시 한 번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