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내년 내 기초연금 오를까…소득 하위 50%면 인상 없이 35만원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이지현 기자I 2026.09.05 11:21:56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70% 수급률 유지…기존 수급자 탈락 없어
하위 30% 38만원·30~45% 35만9000원
하위 45~70% 290만명은 35만원 동결
하후상박 대신 차등지급…재정 6000억 더 써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서울 외곽에 시가 3억원짜리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윤여순(70)씨는 국민연금으로 매달 80만원을 받고 소일거리로 월 60만원을 번다. 은행 예금은 3000만원 정도다. 윤씨가 소득과 재산을 환산한 소득인정액 기준으로 노인 소득 하위 50%에 해당한다고 가정해보자.

윤씨는 올해 기초연금으로 월 최대 35만원을 받고 있다. 내년에는 얼마나 받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35만원 그대로다. 기초연금이 깎이지도 않고 수급 대상에서 탈락하지도 않는다. 다만 소득이 더 낮은 노인과 달리 내년 인상 혜택은 받지 못한다.

(이미지=생성형 AI활용 제작)
(이미지=생성형 AI활용 제작)
5일 보건복지부의 ‘2027년 기초연금 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기초연금 수급자를 소득수준에 따라 세 구간으로 나눠 지급액을 달리하는 ‘하후 차등지급’을 도입한다. 소득 하위 30% 348만명에게는 현행보다 3만원 많은 월 최대 38만원을 지급한다. 하위 30~45% 174만명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월 35만9000원을 받는다. 반면 윤씨가 속한 하위 45~70% 290만명은 월 35만원으로 동결된다.

윤씨보다 소득인정액이 낮아 하위 40%에 해당한다면 내년에는 월 35만9000원을 받는다. 윤씨보다 월 9000원, 연간 10만8000원 많다. 하위 25%라면 월 최대 38만원으로 윤씨보다 월 3만원, 연간 최대 36만원을 더 받는다.

다만 실제 하위 50% 여부를 월소득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근로소득과 국민연금 등 소득뿐 아니라 주택·금융재산과 부채 등을 반영한 소득인정액을 기준으로 구간을 판단한다. 윤씨 사례 역시 개편에 따른 차이를 보여주기 위해 하위 50%에 해당한다고 가정한 사례다.

하위 50%는 왜 안 오르나

윤씨의 기초연금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정부가 모든 수급자의 기초연금을 똑같이 올리는 대신 빈곤도가 높은 노인에게 재원을 집중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하위 30%가 기준중위소득 약 20% 수준으로 가처분소득 기준 빈곤선 아래에 있다고 판단했다. 하위 45%는 2024년 노인빈곤율 35.9%를 포괄하면서 지원 범위를 이보다 다소 넓게 설정했다.

이에 따라 하위 45~70% 290만명의 지급액을 월 35만원으로 동결해 약 1700억원을 절감하고 하후 차등지급에 4650억원을 투입한다. 저소득 부부의 부부감액률도 현행 20%에서 10%로 낮춘다. 직역연금 수급자와 배우자 가운데 소득 하위 45%인 약 11만명도 새로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렇다고 전체 기초연금 재정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이번 개편에는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했을 때보다 약 6000억원이 추가로 들어간다. 재정을 절감하기보다 돈을 더 쓰면서 빈곤 노인에게 집중하는 ‘재배분형 개편’인 셈이다.

하후상박도 수급자 축소도 한발 뒤로

당초 정부가 검토했던 개편은 이보다 강도가 높았다. 소득이 낮은 노인에게 더 주는 대신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수급자의 급여를 줄이는 ‘하후상박’을 추진했다. 하지만 최종안에서는 상위 수급자의 급여를 삭감하지 않고 동결하는 ‘하후 차등지급’을 택했다.

수급 대상 개편도 미뤘다. 정부는 노인 70%가 기초연금을 받도록 하는 현행 목표수급률 방식을 기준중위소득 등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제도 전환으로 기존 수급자 일부가 탈락할 가능성과 이에 따른 반발 등을 고려해 현행 70% 구조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따라 이번 개편으로 기존 수급자 가운데 탈락하는 사람은 없다.

가장 빈곤한 노인의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생계급여 수급 노인이 기초연금을 받으면 이를 소득으로 산정해 생계급여가 줄어드는 문제다.

결국 윤씨처럼 소득 하위 45~70%에 속한 수급자에게 이번 개편은 ‘기초연금이 깎이지도, 수급 대상에서 탈락하지도 않지만 지급액도 오르지 않는 개편’이다. 정부는 당초 추진했던 수급자 조정과 하후상박에서 한발 물러나는 대신 추가 재정을 투입해 저소득 노인에게 더 주는 길을 택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정부는 하후상박을 말했지만 사실상 ‘하후’가 없는 기초연금 개편안”이라며 “이제 시민과 국회가 나서 기초연금 예산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