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엔저에…K-파프리카, 최대 수출국 일본서 위기[食세계]

김은비 기자I 2025.01.18 18:21:49

일본 파프리카 수입량 4년 만에 41.2% 감소
한국산 점유율 2019년 87%서 2023년 67%로 급감
일본 내 생산량 증가에 엔저 지속으로 경쟁력 약화
"고품질 파프리카 안정적 공급 등 고민 필요"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내 신선농식품 수출 효자 품목 중 하나인 파프리카가, 최대 수출국인 일본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일본 내 현지 생산량 증가에 ‘엔저’로 일본산 파프리카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면서다.

(사진=이데일리 DB)
18일 농식품수출정보(Kati)와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23 일본의 파프리카 수입량은 2만 5027t으로 4년 전인 2019년(4만 2592만t)에 비해 41.2%나 감소했다.

일본 파프리카 시장의 대부분을 책임지던 한국산 파프리카 수출량이 엔저, 생산비용상승, 기후변화 등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실제 2019년 기준 일본 전체 파프리카 시장에서 한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87%에 달했지만, 2023년에는 67%로 4년 만에 20%포인트 줄었다. 반면 같은기간 일본산의 점유율은 13%에서 22%로 9%포인트 증가했다.

일본은 한국 파프리카의 최대 수출국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파프리카 수출액(4929억 달러)의 99.2%를 일본으로 수출했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에 엔저, 생산비용 증가로 일본 시장으로 수출이 점차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대신 그 자리에 일본 현지에서 생산한 현지 파프리카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일본 내 파프리카 재배면적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22년 일본의 파프리카 생산 면적은 81ha, 수확량은 7380t 규모다. 10년 전인 2012년에 비하면 7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일본에서는 2004년부터 파프리카 전문 농업법인이 설립되면서 생산량, 수확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과 생산규모를 비교하면, 여전히 한국이 생산 면적과 수확량 모두 10배 이상 높긴 하지만 성장세를 무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 내 생산량은 늘어나는 반면, 엔저 현상으로 한국산의 가격 경쟁력은 떨어지면서 한국산과 일본산 간의 가격 격차도 줄어들고 있다. 동경도 도매시장 시장통계정보에 따르면, 2023년 1~12월 동안 한국산 파프리카의 1kg 당 평균 가격은 571엔으로 일본산(661엔)보다 13.6% 저렴했다. 하지만 2023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평균 가격은 한국산이 632엔, 일본산은 689엔으로 가격차이가 8.2%로 좁혀졌다.

일본산의 출하가 증가하면서 자국산 사용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간편 조리 음식 점포를 운영하는 ‘록필드’는 10년 전에는 80%였던 일본산 신선야채 비율을 최근 92.5%까지 높였다.

aT 관계자는 “일본산 파프리카가 수입산과의 가격과 품질 차이가 좁혀지면서 인식이 좋아지고 있다”며 “고품질 한국산 파프리카의 안정적 공급과 더불어 대일 수출 확대를 위해 농가, 수출업체, 바이어 등 각계의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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