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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28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주가가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주가수익비율(PER)로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PER은 해당 기업의 순이익 대비 주식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PER이 낮으면 현재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내년 주당순이익(EPS)을 기준으로 한 엔비디아 PER은 현재 33배 수준이다. 불과 일주일 전 46배에서 큰 폭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AI 반도체 시장의 95%를 장악한 엔비디아가 생성형 AI 개발 붐 속에 주가는 3배 이상 상승했지만, PER은 더 떨어진 것이다.
이는 PER 산출에서 분모 역할을 하는 EPS 전망치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가 지난 23일 장 마감 뒤 이뤄진 실적 발표에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애널리스트들은 내년 EPS 전망치를 급격하게 올렸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달 엔비디아의 내년 EPS 전망치 평균은 7.95달러, 오는 2025년 EPS 전망치 평균은 11.53달러였다. 그러나 실적 발표 후 지난 25일 EPS 전망치 평균은 내년 10.60달러, 2025년 16.51달러로 각각 급증하면서, PER은 28배까지 떨어졌다.
로이터는 엔비디아 주가는 올 들어 220% 이상 올랐지만,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250억달러(약 33조27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것이라고 밝힌 점을 근거로 주식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엔비디아 주가가 저평가됐다고만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디 아크리 벤치마크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에 ‘매수’ 등급을 부여했지만, 대만 파운드리업체 TSMC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변수로 꼽았다. 현재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는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라고 하지만, TSMC에 애플 등 대형 고객사들이 있는 만큼 공급이 뒷받침될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엔비디아의 주가는 2% 가까이 상승한 468.3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주 실적 발표 전보다 여전히 1% 정도 하락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