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수가 휩쓸고 간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한 병원에는 실종자 사진이 벽을 가득 채웠다. 가족들은 병원 곳곳을 찾아다니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시신을 확인하고 있다. 상류에서 160㎞ 이상 떠내려온 시신까지 수도로 이송되면서 신원 확인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한 유족은 홍수 당시 친척이 트리슐리강변 사원에서 기도하다 급류에 휩쓸렸다며 생사를 알 수 없다고 호소했다. 네팔 북부에서 홍수 피해를 가장 먼저 본 라수와 지역 출신의 다와 왕모 갈레는 재난 전날 네팔-중국 국경으로 떠난 오빠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그녀는 오빠 사진을 손에 든 채 “어디에서도 오빠를 찾을 수 없었어요. 아직 오빠가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소식도 듣지 못했어요”라고 말했다.
라수와 출신의 또 다른 여성인 파상 초무 갈레는 수요일 헬리콥터로 구조됐다. 그녀는 “다행히 홍수에서 살아남았어요”라며 “하지만 그곳에서 누가 죽고 누가 살았는지는 전혀 모르겠어요”라고 했다. 친척의 유해를 수습하러 온 짓 바하두르 타망은 “시신 네 구와 손 하나를 보여줬다”며 “시신에서 악취가 진동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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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가 집중된 곳은 주민만 오가는 지역도 아니다. 힌두교와 불교 신자들이 성지로 여기는 산악 호수로 향하는 순례객들의 주요 이동 경로인 데다 도로 주변에는 시장과 호텔, 식당 등이 밀집해 있다. 네팔 관광청에 따르면 실종된 외국인 가운데 미국인 65명, 인도인 98명도 포함됐다.
경제적 피해도 커지고 있다. 홍수가 덮친 지역에는 네팔과 중국을 잇는 주요 국경 관문인 지롱항이 있다. 이곳은 양국을 연결하는 핵심 교역로로, 국경 통행이 막히면서 물류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수력발전 시설과 공사 현장도 큰 피해를 봤다. 네팔 재난당국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일하던 수력발전 노동자 930명 이상이 실종됐다.
구조작업마저 추가 범람 우려로 난항을 겪고 있다.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지롱항 상류에 형성된 호수가 넘치기 시작하면서 구조작업이 일시 중단됐다. 네팔 당국 역시 추가 홍수 가능성을 경고하며 주민과 구조대원들에게 대피와 안전 확보를 당부했다. 네팔 정부는 군과 경찰, 준군사조직 등 수천명을 동원해 수색·구조에 나섰다. 헬리콥터를 이용해 부상자와 구조자를 수도 카트만두로 이송하고 있으며 피해 지역에서 발견된 시신도 수도로 옮겨 신원 확인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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