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의 첫번째 준비물은 넓은 실내공간을 갖춘 자동차일 것이다.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소비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선택지가 많지 않은 국내 대형 SUV 시장에서 단연 눈에 띄는 모델은 현대차(005380)의 팰리세이드. 기자는 첫 출시 이후 3년반만에 처음으로 부분변경이 이뤄진 ‘더뉴 팰리세이드’(가솔린 3.8 캘리그래피 7인승)를 최근 3박4일간 시승했다.
서울 곳곳에서 약 170km를 이동하면서 느낀 팰리세이드의 매력과 아쉬운 부분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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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 팰리세이드’의 가장 큰 변화는 전면부 그릴 디자인에서 찾을 수 있다. 기존 사다리꼴 그물망 모양의 그릴이 더 넓어지면서 직사각형 모양으로 바뀌었다.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까지 하나로 연결됐다. 기존 모델이 상대적으로 화려한 느낌이라면 부분변경 모델의 그릴은 보다 단단한 느낌이 강하다.
차량의 크기는 전장이 조금(15mm) 더 길어진 것을 제외하고 동일하다. 이미 차량의 크기로는 아쉬울 것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주차를 한번 해보고 나면 ‘더 컸다간 못 끌고 다니겠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크지만 부드럽고 민첩하다...각종 센서로 불안감 해소
‘덩치가 크면 민첩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선입견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더뉴 팰리세이드’ 액셀레이터를 밟아보면 예상과는 달리 민첩하고 가뿐하게 반응한다. 핸들도 마찬가지다. 상당히 부드럽고 가볍게 돌아가는 핸들이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다.
룸미러는 ‘디지털 센터 미러’로 업그레이드됐다. 일반적인 거울 형태로도 사용 가능하지만 레버 조작을 통해 디지털 카메라 화면으로 전환할 수 있다. 차량 후면에 장착된 렌즈가 촬영한 화면이 룸미러에 보여지는데 뒷차가 매우 가까이 붙어있는 느낌이다. 뒷차 운전자의 얼굴과 행동이 적나라하게 보일 정도다. 다만 야간에는 날씨에 따라 다소 뿌옇게 보이거나 빛번짐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해 보였다.
그밖에 ‘더뉴 팰리세이드’에서 추가된 각종 첨단 안전 사양들은 운전자 입장에서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 신호 대기하다 앞차가 출발하면 알려줬고, 차선 바꿀 때 후측방에 차량이 있으면 어김없이 경고음이 울렸다. 큰 차를 운전할 때 느낄 수 있는 불안함을 상당부분 해소해주기에 충분했다.
◇평일엔 출퇴근, 주말엔 차박...허리 펴고 못앉는 건 한계
‘더뉴 팰리세이드’ 시승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차박’이다. 다른 차와 가장 차별화되는 포인트다. 트렁크를 열고 버튼 클릭 한번으로 2열과 3열 시트를 손쉽게 접을 수 있다. 실내 공간의 폭은 7살 아이가 발을 뻗고 누워 잠이 들 정도로 넓었다. 길이 또한 넉넉해 평균 신장(175cm)의 남성 성인이 똑바로 누워도 위아래로 공간이 넉넉히 남는다.
단, 여느 7인승 SUV들과 마찬가지로 2열 중앙이 비어있어 단순히 시트를 접는 것만으로는 차박 공간을 완성하기 어렵다. 또한 성인이 허리를 펴고 앉으면 천장에 머리가 닿는 것은 팰리세이드도 극복하지 못한 한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