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최 권한대행에 서로 다른 입장 요구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최 권한대행에게 “헌법기관 구성은 국가 원수의 권한이기 때문에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 임명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직전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던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27일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로 야당에 의해 탄핵소추된 데 대해 “국민의힘이 제기한 권한쟁의심판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올 때까지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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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최 권한대행은 지난 27일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의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많은 분들이 말씀하신다”고 밝힌 이후, 헌법재판관 임명 여부에 대해선 이렇다 할 언급은 피하고 있다. 이는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권을 행사할 경우 한 총리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부정하는 결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신중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순서에 따라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는 것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이지, ‘대행의 대행’이라고 축소 표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을 미룰 경우 최 권한대행 또한 탄핵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다만 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발의 데드라인은 정하지 않았고, 일단 믿고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 한 총리와 다르게 판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계엄 선포 심의 국무회의에서 최 권한대행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만이 윤 대통령에게 직접적으로 반대 뜻을 전했다는 점에서 한 총리와 입장이 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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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1일로 공포 시한이 다가온 쌍특검법에 대한 최 권한대행의 재의요구권 (거부권) 행사 여부도 정국을 뒤흔들 또 다른 뇌관이다. 국민의힘은 ‘행정부 수반’으로서 행사를 요구하며 특검 거부를, 더불어민주당은 즉각적인 공포를 각각 최 권한대행에게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31일로 예정된 국무회의 전 의원총회를 열어 정식으로 최 권한대행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방침이고, 야당은 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즉각 재발의하겠다고 한 상태다. 쌍특검법 역시 여당에서는 특검 후보 추천 방식, 수사 범위 등의 ‘독소조항’을 제거한 수정안 협상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지만, 야당은 수정이 불가하다는 입장이어서 해법 마련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과 쌍특검법을 동시에 거부할 경우 민주당은 또 다시 연쇄탄핵 등 강경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럴 경우 국정 혼란을 수습한다는 명분 하에 되레 국정 마비만 초래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커질 가능성도 많다. 실제로 탄핵 정국의 수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정 국정안정 협의체’는 지난 26일 출범하기로 했지만 야당의 한 총리 탄핵 추진 갈등으로 사실상 무산됐다. 오는 31일로 예정된 회의마저 불발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