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시장은 시장점유율 50%를 넘기는 압도적인 1위 제품이 존재해 후발주자들이 벽을 뛰어넘기 쉽지 않다. 대규모 설비 투자와 수년간의 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제품 출시도 드물다. 이런 상황에서 수많은 제품을 뚫고 소비자의 관심을 얻기 위해 한정판이라는 희소성과 디자인을 살린 패키지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특히 한정판은 물량이 한정돼 소비자의 수집 욕구를 자극할 수 있고, 업체로서는 재고 부담도 덜 수 있어 ‘일석이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산 소주와 맥주는 물론 수입맥주와 전통주까지 한정판 제품 출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하이트’ 크리스마스 스페셜 에디션으로 재미를 본 하이트진로(000080)는 최근 하이트 2016년 신년 에디션을 선보였다. 병신년(丙申年) ‘붉은 원숭이의 해’를 맞아 빨간색 패키지에 ‘2016 Happy New Year!’라는 문구를 넣었다. 그동안 국내 주류업게에 없던 크리스마스 한정판을 만들어 한 달 만에 완판이라는 성공을 거두자 신년 에디션까지 출시한 것.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하이트 크리스마스 스페셜 에디션 병 50만 상자(1000만개)와 캔 21만 상자(504만개)를 합친 71만 상자(총 1504만개)는 출시 한 달 만에 모두 완판됐다. 일부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는 품귀현상까지 벌어졌다.
오비맥주 모회사인 AB인베브도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맞춰 자사 벨기에 맥주 브랜드 ‘스텔라 아르투아’ 크리스마스 한정판을 출시했다. AB인베브는 그동안 매년 전세계적으로 스텔라 아르투아 크리스마스 한정판를 출시하기는 했지만 국내에서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소주 업계에서도 한정판 패키지 바람이 불고 있다. 롯데주류 ‘처음처럼’은 인기 캐릭터 ‘스티키몬스터랩’과 함께 ‘처음처럼 스티키몬스터랩’을 출시했다. 기존 병 모양이 아닌 스티키몬스터랩 캐릭터 모양을 본뜬 페트병 용기를 출시, 젊은 층 사이에서 역시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감각적인 포장이나 한정판과는 거리가 멀었던 전통주도 특별한 패키지로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국순당(043650)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맞춰 캔 막걸리 ‘아이싱’ 크리스마스 한정 패키지를 선보인 데 이어 신년을 앞두고 ‘대박 막걸리’ 신년 에디션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정판 패키지는 특정 시기에만 판매해 제품 홍보에 집중할 수 있고 제품 철수도 쉽다”면서 “무엇보다도 희소성을 강조해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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