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바로 옆에 TCL…'진짜 가성비' 추구하는 中기업들

조민정 기자I 2025.01.01 15:59:44

[미리보는 CES 2025]④
명당서 관람객 맞이…정면돌파로 기술력 과시
'질도 좋고 싼' 이미지로…전문성·리더십 강조
전시 콘셉트도 모방…美 비자 발급은 '변수'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중국 가전 기업들이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 대거 출동한다. 특히 삼성전자 바로 옆에 2년 연속 전시관을 차린 중국 TCL이 올해 어떤 전시물로 눈길을 끌지 관심이 모아진다. 중국 기업들은 가격이 저렴하면서 질도 좋은 이미지를 강조하며 로봇청소기, TV, 세탁건조기 등 ‘테크 굴기’를 증명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1월 ‘CES 2024’에 참여한 중국 가전업체 TCL 전시관 입구에 미니 LED TV 6대를 연이어 붙인 디스플레이가 전시됐다.(사진=조민정 기자)
1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7일(현지시간) 개막하는 CES 2025에 참가하는 기업 4500여개 중 중국 기업은 10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 30%에 달한다. 지난해 CES 2024에선 4300여개 참가 기업 중 중국이 1100여개로 미국 다음으로 많았다. 한국은 760여개로 3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첨예한 미중 갈등 속에서도 CES에 대거 참가하고 있는 국가다. 특히 가격으로만 승부를 보던 과거 전략에서 벗어나 저렴하면서도 질도 좋은 ‘진짜 가성비’를 추구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가격 할인은 물론 기술력까지 전 세계에 과시하고 있다.

이번에 주목할 중국 기업은 역시 TCL과 하이센스다. 두 기업은 올해도 중국 기업 중 가장 큰 규모의 전시관을 꾸릴 예정이다. 특히 TCL은 2년 연속 삼성전자 바로 옆에 부스를 꾸린다. 삼성전자 전시관은 LVCC 센트럴홀의 주출입문 바로 앞에 있어 명당자리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정면으로 격돌하면서 제품 경쟁력을 과시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하이센스는 AI 기술을 주요 주제로 전시관을 꾸린다.

TCL과 하이센스는 삼성전자, LG전자와 전시관 구성마저 비슷하게 꾸미고 있다. TV, 가전 등 단순 제품을 넘어 차량 목업(실물크기 모형)을 통해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전시하고, 지속가능성장을 주제로 전시관을 운영하는 콘셉트까지 모방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전시관 전면부터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를 선보였는데, 올해도 비슷하게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CES 2024 개막에 앞서 전시를 준비 중인 중국 가전업체 TCL과 하이센스 전시관.(사진=조민정 기자)
로봇청소기에 이어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국내 출시하며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를 위협하고 있는 로보락도 CES에 참가한다. 로보락은 신형 로봇청소기를 공개할 예정이다. 최근 공개한 티저 이미지에 세탁기를 연상케 한 만큼 미국 시장을 공략할 첫 세탁기를 공개할 가능성도 높다. 이 밖에 중국 로봇청소기 회사인 나르왈, 에코백스 등 강소 가전 기업들도 출격을 예고했다.

다만 변수는 미국의 비자 발급 여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재선으로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최근 미국 비자 발급이 어려워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CES 2025 초청장을 받았어도 중국 기업의 직원 상당수가 비자 발급이 거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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