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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고령자에 대한 효과성 논란이다. 이미 독일·프랑스·스웨덴 등은 65세 미만, 폴란드는 60세 미만, 이탈리아와 벨기에는 55세 미만에게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 방침을 정했다. 이밖에 스위스는 추가 연구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용 승인 여부를 보류하기도 했다.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두 번째 전문가 자문 단계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역시 지난 5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만 65세 이상은 효과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접종을 신중히 결정하라”는 주의사항을 달고 허가의견을 냈다. 5시간 반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내린 결론이다. 앞서 첫 번째 코로나19 백신 안전성 및 효과성 검증 자문단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지만 이후에는 식약처 최종점검위원회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걸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용 범위를 최종 결정한다. 전문가 판단에 따라 고령층 사용이 힘들어질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이처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의심이 계속 커지자 본사가 있는 영국 정부까지 나서 논란 진화에 나섰다. 현지시간 5일 BBC 방송,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독립 규제기관인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지난달 24일까지 백신을 접종한 700만명을 대상으로 안전성 관련 분석을 진행했다. 이들 대부분은 화이자 백신을 맞았고, 일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다. 존레인 MHRA청장은 분석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만 65세 이상 등 고령층에서도 효과가 입증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가 다양한 위기상황별 대응 매뉴얼을 정비하고 보완해 국민이 믿고 참여할 수 있는 K접종 신화를 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실제 질병청에 따르면 1분기부터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입원환자·입소자, 종사자 등 78만명을 대상으로 한 접종을 시작한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자 △변이 바이러스 효과 여부 등 불신 요소에 더해 코로나19 감염재생산지수가 1에 근접해 재확산 우려가 번지는 등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전문가들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여타 백신만큼 효과가 좋지 않다고 해도 일단은 접종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다른 백신과 마찬가지로 최소한 중증환자나 사망자는 확실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요양원은 종사자·간병인이 접종한 후 보호자 동의가 있는 입소자가 맞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