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보고한 사람이 탈출시키라 못하나"

조진영 기자I 2017.10.15 14:41:53
지난 9월 26일 세월호 침몰원인을 밝히기 위한 실험을 위해 전남 진도군 병풍도 세월호 침몰해역에 도착한 목포해양대학교 실습선 안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헌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은 2014년 4월 16일 사고 당시 대통령 보고 시점이 조작됐다는 청와대의 발표에 대해 “보고를 올린 사람이 왜 탈출시키라는 말 한마디를 하지 못했냐”며 울먹였다.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을 위한 가족협의회의 장훈 진상규명 분과장은 15일 국회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9시 30분에 대통령에게 보고가 올라갔다면 안보실이나 비서실에서 선조치하고 후보고 하면 되는데 왜 이걸 하지 못했냐”고 물었다. 이어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얘기냐”고 말했다.

고(故) 장준형 학생의 아버지인 그는 “청와대 문건을 보면 사고 발생시간이 8시 35분쯤으로 돼있는데 보고한 사람도 보고받은 사람도 확실치 않다”며 “황금같은 30분동안 뭘했는지, 왜 아무도 지시를 내리지 않았는지 가장 의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매체에 보도되고 있는 세월호 사진과 영상은 304명이 살려고 발버둥 친 장면”이라고 강조하며 “그 9시 30분부터 10시 10분까지 40분 사이에 다 죽었다. 가족들은 반드시 진실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고(故) 이재욱 학생의 어머니인 홍영미 심리생계 분과장도 “대통령이 챙길 상황이 못됐으면 그 상황을 알고 있는 사람이 선조치하고 후보고하는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명이 희생되는 절체절명의 상황을 보고받았다면 제일 우선해야할게 인명구조”라며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과 김장수 안보실장 등 책임져야할 어른, 권력을 제대로 휘둘러야하는 권력자들이 그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거나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인간이라면 다 알고 있는 양심과 기본에 충실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다 책임져야한다.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브리핑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최초 보고를 받은 시점이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로 사후에 조작됐다고 발표했다. 또 국가 위기상황의 종합 관리 컨트롤타워를 국가안보실에서 안전행정부로 불법 변경했다며 관련 문건을 제시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박근혜 정부 세월호 사고일지 사후조작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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