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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는 이 자리에서 글로벌 투자은행 부문의 안슈 자인 대표를 CEO 중 한 명으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출신의 자인 대표는 런던 시티지역에서 주로 근무하며 투자은행 부문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 일찌감치 차기 CEO 후보로 지목됐다.
그는 하지만 독일어에 미숙한데다 독일 정·재계에서 인맥이 약한 것이 흠으로 지적됐다. 특히 독일 내에서는 자국을 대표하는 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새 수장이 독일어조차 못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베버 전 총재가 UBS로 옮긴 마당에 대안을 찾기 어려웠던 도이체방크로선 그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자인 대표 역시 부정적 여론을 눈치채고 최근 독일어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인 외에 CEO 한 자리엔 독일 내 위험투자부문을 맡고 있는 위르겐 피트첸 대표가 유력한 상황. 피트첸 대표는 CEO 선임위원회 위원장 겸 감독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클레멘스 뵈르지히와 또 다른 위원인 틸만 토덴회퍼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CEO 선임위원회 위원 3명 중 나머지 한 명인 베르너 베닝 전 바이엘그룹 회장은 피트첸에 대해 못 미덥다는 반응을 내비치고 있어 그의 선임은 아직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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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커만 현 CEO의 임기가 오는 2013년 만료되는 가운데 도이체방크 이사회는 이미 1년 전부터 후계 구도 구성에 대해 논의를 해 왔다. 도이체방크가 영입에 공을 들였던 베버 전 총재는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후보 1순위로 꼽혔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도이체방크가 인선에 꾸물대는 사이 UBS가 그를 가로채면서 도이체방크는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
일각에서는 자인과 피트첸 대표의 CEO 선임 가능성이 커진 게 사실이나 회장위원회와 감독이사회의 승인이 아직 남아 있다며 섣부른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피트첸 대표의 경우 올해 62세로, 이미 정년에 가까워졌다는 점에서 낙마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