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국방부 장관 교체는 벌써 4명째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당시 국방부 장관은 2명이었다. 문재인 정부 국방부 장관은 3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 임기 절반을 지난 윤석열 정부의 국방부 장관 교체 빈도가 잦다는 평가다.
특히 현 정부 국방부 장관의 퇴임은 정상적이지 않았다. 초대 장관이었던 이종섭 전 장관은 2023년 9월 등떠밀려 장관직을 내려놨다. 야당이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책임을 물어 탄핵을 추진하자 윤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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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인사라면 국회 인사청문 절차 등을 고려해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먼저 지명하고 실제 취임 이후 그 다음 국가안보실장 인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신 장관은 곧바로 국가안보실장 직무를 수행하면서 후임 국방부 장관 취임까지 장관직을 겸직했다.
김용현 장관은 지난 9월 취임했지만, 헌정사상 초유의 ‘비상계엄 파동’의 책임을 지고 4일 사의를 표했다. 김 장관은 윤 대통령이 3일 비상계엄을 전격적으로 선포하는 과정에서 국방부 장관으로서 비상계엄을 건의했다. 계엄법은 계엄 선포와 관련해 국방부 장관 또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김 장관이 총대를 멘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김 장관의 면직안을 재가하면서 이날 새벽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김 장관 탄핵소추안도 사실상 무력화 됐다. 김 장관 탄핵안은 당초 윤 대통령 탄핵안과 함께 표결될 것으로 예상됐다.
윤 대통령은 김 장관의 사의를 수용하고 후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최병혁 주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내정했다. 최병혁 후보자는 육군사관학교 41기로 임관해 육군 22사단장, 5군단장, 육군참모차장을 거쳐 문재인 정부 때 대장 진급했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끝으로 전역했다.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 캠프에서 활동한 인물로 2023년 12월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에 임명됐다.
최병혁 후보자가 장관에 취임하면 윤석열 정부 첫 대장 출신 국방부 장관이 된다. 이종섭·신원식·김용현 전 장관은 모두 3성 장군(중장)을 끝으로 전역했다. 최병혁 후보자의 인사청문 절차와 실제 취임 때까지 김선호 국방부 차관이 직무를 대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