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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대신 공급망 재편…울산 석화 새판짜기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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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기자I 2026.07.12 16:34:57

‘업스트림-다운스트림’ 분업 모델로 구조개편 새 국면
샤힌프로젝트 가동시 석화 기초유분 일원화 가능해져
물류비·원가부담 완화 기대…“산업 효율성 끌어올릴 것”
정부 감축기조 역행 관건…독자 생존전략 셈법도 복잡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내 석화업계 구조개편의 마지막 남은 퍼즐로 꼽히는 울산 산업단지에서 공급망 일원화가 새로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총 9조원을 투입한 샤힌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면 에쓰오일이 석화 제품의 기초 유분을 대량 생산하고, 울산 지역 내 다른 석화기업들이 이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업체마다 구조개편에 대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데다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기 때문에 적잖은 파열음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울산 온산공단 샤힌프로젝트 건설현장.(사진=에쓰오일 제공)
울산 온산공단 샤힌프로젝트 건설현장.(사진=에쓰오일 제공)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울산 산단에 속한 대표 석화 기업인 에쓰오일,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 등은 최근까지 수차례 만나 사업재편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미 석화 3대 산단 중 대산·여수 지역에선 각각 1호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 승인이 나거나 최종 사업재편안이 제출됐지만 울산 지역은 아직 더디기만 하다. 각 기업들이 독자 생존 전략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실제 울산 지역은 다른 석화 산단에 비해 대규모 노후 NCC 설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업황 둔화에도 흑자 기조가 유지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구조조정 유인이 크지 않은 편이다.

울산 산단에서 에틸렌 생산능력은 현재 대한유화가 연간 90만 톤(t)으로 가장 크고, SK지오센트릭 66만t, 에쓰오일 18만t 순이다. 샤힌 프로젝트가 11월 준공식을 거친 이후 본가동을 시작하면 울산 내 원료 공급 체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 설비에서는 에틸렌(180만t), 프로필렌(77만t), 부타디엔(20만t), 벤젠(28만t) 등의 기초유분을 생산할 예정이다. 또 정부가 설정한 NCC(나프타분해설비) 감축 목표(최대 370만t)의 절반에 해당하는 에틸렌이 새롭게 양산되는 셈이어서 구조개편 논의가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개편 핵심은 NCC 공급과잉을 해소하고 첨단 석유화학 공법을 도입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고효율의 샤힌프로젝트를 감산하거나 막을 명분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울산은 설비 구조의 이질성으로 통합 설비 자체도 어렵고 공급 조정에 대한 의견도 업체마다 다르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울산 구조개편을 두고 기업 간 통합보다는 원료 공급 체계를 바꾸는 생태계 재편에 주목하고 있다. 이른바 ‘업스트림-다운스트림 분업 모델’이다. 현재 SK지오센트릭 울산공장은 일부 올레핀 등 기초유분을 여수공장에서 일부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에쓰오일이 신 공장 가동 이후에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 생산을 전담한다면, 다른 석유화학 업체들은 이를 원료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집중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 이 경우 여수와 울산으로 나뉘어 있던 공급망을 하나로 묶어 물류비와 원가를 줄일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대규모 중복 투자를 줄이고 각 사가 경쟁력을 가진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 준공 이후 실제 원료 공급 계약과 생산 체계가 어떻게 재편되는지에 따라 울산 석유화학 구조개편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며 “공급망을 효율화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을 경우, 원가 경쟁력을 올리고 산업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사진=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사진=에쓰오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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