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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에 속절없는 위안화 약세, 中 당분간 금리 인하 ‘신중’

이명철 기자I 2025.01.20 10:57:10

인민은행, 1월 사실상 기준금리 LPR 동결 결정
연준 금리 인하 속도 조절, 위안화 약세 두드러져
중 국채금리 사상 최저 수준, 통화 완화에도 제동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이 올해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예고했음에도 새해 첫 대출우대금리(LPR) 발표에서 동결을 유지했다. 각종 대출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LPR은 사실상 중국의 기준금리로 취급된다. 최근 미국 달러화대비 중국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중국 국채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당분간 금리 인하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중국 인민은행은 1년 만기와 5년 만기 LPR을 각각 3.10%, 3.60%로 전월과 같은 수준으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인민은행이 이번에 LPR을 동결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도 부합한다.

LPR는 매월 20개 주요 상업은행의 금리를 취합해 산출한다. 5년물은 통상 주택담보대출, 1년물은 신용대출 등 일반대출 금리 산정의 기준이 돼 사실상 기준금리로 불린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10월 1년 만기와 5년 만기 LPR을 전월대비 각각 25bp(1bp=0.01%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이후 3개월 연속 동결 기조다.

전세계가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대응해 금리를 높이던 시기에도 중국은 경제 회복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했다. 지난해에도 1년물과 5년물 LPR은 연초 각각 3.45%, 3.95%였는데 1년새 35bp씩 낮아졌다.

지난해 11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중국의 통화정책도 여유를 갖는 듯했다. 지난해 10월 LPR을 비교적 큰 폭으로 내린 것도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 조치였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조를 14년 만에 ‘더 완화적’으로 변화하면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예고했다. 하지만 새해 첫 LPR을 동결한 것이다.

이는 미국의 고금리·강달러가 이어지는 현재 상황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연준은 올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미국이 당분간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게 되면 달러 수요가 이어지고 이는 달러화 강세로 이어지게 된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상대적으로 위안화는 약세가 불가피해진다.

실제 역내 달러·위안화 환율은 17일 기준 7.3249위안으로 7.3위안대를 넘어섰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예측이 컸던 지난해 9월 7.0위안대까지 내려갔던 점을 감안하면 위안화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금리 인하 예상이 더해지면서 국채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점도 고려했다는 시각이다.

중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올 초 1.6%초반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도 현재 1.656%에 그친다. 지난해 11월만해도 2%대였는데 중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LPR을 추가로 낮추게 되면 미국과 금리 차이가 벌어지면서 위안화 추가 약세 압력이 커진다. 이에 이번에 LPR을 일단 동결하면서 사태를 지켜보려는 의도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은 위안화 하락을 억제하기 위해 구두 경고, 자본 흐름 조정, 역외 위안화 발행 등 다양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며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위안화 약세일 때 중국 당국이 완화 정책을 자제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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