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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서부발전의 재하청 노동자였습니다. 서부발전은 한전KPS에 발전 설비를 맡겼고, 한전KPS는 설비의 일부 업무를 한국파워O&M에 하청을 줬죠. 김 씨는 한국파워O&M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로 서부발전 설비 부품을 만들다 숨졌습니다.
TBM 일지는 김 씨가 누구 지시로 일하다 숨졌는지를 밝혀낼 단서입니다. 한전KPS는 김 씨가 숨진 그날 “작업 오더(지시)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항”이라는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냈습니다. 사고 책임이 숨진 김 씨에게 있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대책위가 공개한 TBM 일지엔 한전KPS 공사감독 담당자 서명이 날인돼 있습니다. 서명이 날조된 게 아니라면, 적어도 김 씨가 사망하기 전 한전KPS가 김 씨 작업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대책위는 “거의 모든 작업이 한전KPS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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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높은 위험 작업이었지만 사고 당시 안전장치는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았습니다. 관리·감독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김 씨는 혼자 일하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주변에 관리감독자가 있었다면 기계를 멈출 수 있었을 겁니다. 기계를 멈추는 장치가 있었지만 소매가 빨려들어간 김 씨는 해당 장치를 다루지 못했습니다.
고 김용균 씨가 숨지고 7년이 지나 김충현 씨가 죽었습니다. 둘은 모두 서부발전의 (재)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였고, 기계에 끼여 사망했습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6일 김충현 씨 유족과 사고 대책위 관계자들을 만나 “노동자가 더 눈물을 안 흘리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