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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관심 변화는 현직자 멘토링 플랫폼 잇다의 데이터에서도 나타난다. 청년 멘토링 플랫폼 잇다가 13년간 축적한 청년 질문 5만6030건을 분석한 결과, 서류·포트폴리오 관련 질문 비중은 2022년 8.9%에서 2025~2026년 14.7%로 높아졌다. AI 관련 질문도 같은 기간 0.4%에서 9.1%로 늘었다.
잇다에는 삼성, SK 등 국내 주요 대기업과 글로벌 빅테크 기업 등에 재직 중인 약 3500명이 멘토로 참여하고 있다. 잇다에 따르면 2017~2021년에는 서류·면접 등 채용 절차를 통과하는 방법에 관한 질문이 주를 이뤘지만, 2022년 이후에는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 프로젝트 등 자신의 경험을 보여주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최근에는 진로 선택과 AI 활용법에 대한 고민도 두드러졌다. 잇다는 청년들의 관심이 ‘어떻게 취업할까’에서 ‘무엇을 보여줘야 할까’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이 보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김성수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학점·자격증·어학점수 같은 기존 스펙을 ‘인풋’, 프로젝트·포트폴리오와 실제 업무 경험을 ‘아웃풋’으로 구분했다. 기존 스펙이 기본 요건으로서 의미를 갖는다면, 프로젝트와 직무 경험은 실제로 일을 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근거가 된다는 설명이다. 인턴 기회를 얻기 어렵다면 친구들과 서비스나 제품을 기획하고 마케팅·영업을 직접 해보는 작은 프로젝트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AI는 이런 경험을 쌓는 문턱도 낮추고 있다. 김준수 패스트파이브 HR그룹 리더는 “예전에는 인턴을 해야만 알 수 있었던 직무 전문성을 이제는 개인도 AI를 활용해 직접 경험해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마케팅 직무를 준비한다면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콘텐츠를 올리고 반응을 분석하거나, 광고를 직접 집행해 가설을 검증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AI를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경쟁력을 인정받기는 어렵다. 이찬 서울대학교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는 “기업이 궁금한 것은 AI를 써봤느냐가 아니라 AI가 낸 답 가운데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살렸느냐”라고 말했다. 윤동열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도 포트폴리오의 외형보다 본인의 기여와 사고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떤 문제를 풀었는지, 어떤 자료를 활용했는지, AI의 오류를 어떻게 찾아 수정했는지, 결과가 실제로 어떤 개선을 가져왔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험이 새로운 채용 기준으로 자리 잡을수록 경험을 쌓을 기회가 누구에게 주어지는지도 중요해진다. 정지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데이터분석·성과확산센터장은 “경험이 새로운 스펙이 된다면 경험할 기회가 누구에게 돌아가는지가 새로운 격차가 된다”며 “청년이 짧은 직무체험에서 프로젝트와 인턴십으로 경험을 이어가고, 이를 다음 경력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경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AI 시대의 채용 경쟁력은 도구를 얼마나 많이 써봤는지가 아니라, 이를 활용해 어떤 문제를 해결했고 결과를 어떻게 검증·개선했는지에 달려 있다. 기업이 실제 경험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면 청년에게 경험을 쌓으라고 요구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청년들이 프로젝트와 직무 경험을 통해 역량을 증명할 기회도 함께 넓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