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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대신 전 부쳐줘”…AI가 못하는 ‘대행 서비스’ 뭐길래[중국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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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철 기자I 2026.09.24 14: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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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젊은층 중심으로 줄서기, 물품 구매 등 대행 서비스 수요 늘어
수천원에서 수십만원대까지 금액·서비스 다양, 韓도 ‘당근’ 중심 성행
어렵진 않으나 바쁜 구매자 대신 직접 시간 활용…디지털화 발전 이면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베이징에서 생활하던 도중 한국에서 가족들이 찾아왔다. 함꼐 주변 관광지를 갔다가 싼리툰에 위치한 훠궈 맛집을 가려고 했는데 시간이 문제였다. 온라인 예약이 되지 않는 탓에 식당에 도착하면 2시간 이상은 기다릴 게 뻔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사진=챗GPT)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사진=챗GPT)
그래서 찾은 방법은 ‘줄서기 대행’이다.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을 통해 전문적으로 대신 줄을 서는 업체를 찾았고 100위안(약 2만원)에 서비스를 구매했다. 편안하게 마음을 놓고 저녁 시간에 식당에 도착하니 한 중년 남성이 테이블을 미리 잡은 후 기다리고 있었다. 남성은 “식사 맛있게 하라”고 말하며 자리를 떴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티켓 예약까지 도와주는 ‘AI 에이전트’ 죽 AI 비서까지 등장했으나 여전히 AI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 멀리서 사는 노모를 돌보거나 유명 맛집에서 줄을 설 수 있는 일명 ‘대행 서비스’ 말이다.

최근 중국에선 젊은층 사이에서 이러한 대행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24일 중국 차오신문은 중고 거래 플랫폼인 셴위 자료를 인용해 지난 1년간 플랫폼 내 서비스 주문이 87% 증가했는데 이중 대행 서비스가 최상위 서비스 거래 항목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징둥이 최근 소비자 6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응답자 46%가 ‘가사 대체, 시간·에너지 절약’을 서비스 소비의 중요한 가치라고 꼽았다.

대행 서비스의 범위는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대리 동행 진료, 대리 줄서기, 대리 요리 같은 서비스가 SNS 중심으로 점점 퍼지고 있다. 수십위안짜리 단순 심부름부터 수천위안에 달하는 대행 업무까지 금액도 다양하다.

중국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대행 서비스를 신청하는 모습. (사진=바이두 화면 갈무리)
중국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대행 서비스를 신청하는 모습. (사진=바이두 화면 갈무리)
심부름 주문을 부업으로 하는 중국인 진씨는 최근 한 고객으로부터 전혀 모르는 사람이 입원한 병원에 대신 방문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병문안용 물품은 병원에 미리 보내져 있었다.

진씨는 병원에서 환자 정보를 확인한 뒤 병실에 들어가 물품 바구니에서 우유, 보온컵 등을 꺼내 건넨 후 “쾌차하기길 바란다”며 인사한 후 나왔다. 이를 통해 50위안(약 1만원)의 서비스 비용을 받았다.

얼마 전 한 SNS에선 밀크티 가게의 굿즈를 수집하는 광둥 지역의 이용자가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한 가게에서 출시한 냉장고 자석을 갖고 싶었는데 광둥은 판매 지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해당 이용자는 상대방이 밀크티를 구매한 후 거기에 딸린 냉장고 좌석을 보내주길 요청했다. 주문 금액과 배송비는 구매자가 부담한다. 그는 이미 이러한 ‘대리 마시기’를 여러 번 시도했으며 평균 1회 약 30위안(약 6000원)을 지출했습니다.

한 SNS에선 일주일에 한 번, 2시간씩 지방의 노인들을 방문하는 서비스 구매 글을 올렸다. 간단한 선물을 갖다주면서 집안일을 하고 담소를 나누며 사기 피해 예방 등을 하는 활동이다. 비용은 300위안(약 6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러한 대행 서비스는 한국에서도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 등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집안에 출몰한 바퀴벌레를 잡아달라거나 하객·친구 대행 같은 서비스도 횡행한다. 추석 같은 명절에 반려견·반려묘를 대신 돌봐주거나 먹이를 주는 서비스도 꽤 활성화됐다. 나중엔 명절 때 시댁·처가나 큰집에 가서 대신 전을 부치는 서비스를 요청할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다.

대행 서비스의 특징은 일 자체가 어렵진 않으나 누군가 시간을 들여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달리 말하면 바빠서 시간을 낼 수 없는 구매자를 대신하는 것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비서가 아직은 할 수 없는 분야기도 하다.

예루이커 저장공업대 경제학원 교수는 “기술과 경제 패러다임 관점에서 보면 이는 본질적으로 디지털 기술 발전이 가져온 생산·생활 방식의 변화”라면서 “대행 경제 등장은 디지털 기술이 수요와 서비스 제공자를 더 쉽게 연결하면서 더 세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땅도 넓고 사람도 많은 중국에서는 매일매일 다양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오늘도 평화로운 중국나라(중국나라)’는 신기하거나 황당하고 재미있는 이야기, 감동과 의미도 줄 수 있는 중국의 다양한 이슈들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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