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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손 잡고, 지팡이 짚고…`尹 규탄` 국회 앞 시위 모이는 시민들

김형환 기자I 2024.12.07 14:53:04

추운 날씨에 패딩에 장갑 등 방한용품까지
남녀노소 모두 모여…가족 단위도 쉽게 발견
전날부터 밤샌 이들도…“우리가 국회 지켜야”

[이데일리 김형환 박동현 기자] “2024년에 계엄은 말이 안되잖아요. 그래서 아이들과 역사에 현장을 보기 위해 왔어요.”

많은 시민들이 7일 윤석열 대통령 규탄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으로 모이고 있다. (사진=김형환 기자)
경기 김포에서 아내와 두 딸과 국회를 찾았다는 김모(42)씨는 “이번 계엄 사태를 보고 반드시 (정권 규탄 집회에) 나와야 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추울까 봐 핫팩이랑 따뜻한 물도 챙기고 옷도 단단히 입혔다”며 “탄핵 표결 때까진 있을 예정”이라고 웃음을 보였다.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을 앞둔 7일 국회의사당 앞은 본 집회가 약 1시간 가량 남았음에도 발 디딜 틈 없이 시민들로 가득했다. 어린 학생부터 지팡이를 짚고 온 노인들까지 남녀노소 연령대도 다양했다. 이들은 영하권에 가까운 날씨에 패딩을 입은 채 모자를 쓰고 장갑을 끼는 등 방한 대책을 마련한 모양새였다. 이들은 거리 곳곳에서 나눠주는 ‘윤석열을 탄핵하라’ 등이 쓰인 팻말을 들고 자리를 잡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전날에도 이곳을 찾았다 이날 다시 방문했다는 강준후(55)씨는 “언제 다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가 국회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벌써 모이니 든든하고 뭉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가족 단위로 집회 현장을 찾은 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아이 4명과 함께 경남 거창에서 집회 참여를 위해 올라온 채모(47)씨는 “갑자기 계엄령이 선포됐을 때 아이들의 공포가 상당했다”며 “아이들도 굉장히 놀라고 화가 나 다함께 오늘(7일) 서울로 올라와 목소리를 보태자고 이야기해 찾아왔다”고 주장했다.

전날부터 밤을 새고 이곳을 지킨 이들도 있었다. 전날부터 일부 시민들은 2차 계엄을 우려하며 국회의사당 앞을 지키는 농성 집회를 이어온 바 있다. 고등학교 동창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는 김모(29)씨는 “전날 퇴근하고 오후 7시부터 여기 합류해 밤새고 지금까지 있고 있다”며 “2016년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 당시에는 대학생으로 나왔고 지금은 직장인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이날 오전에 있었던 윤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 ‘진정성 없는 사과’라고 평가절하했다. 전북 전주에서 이른 아침 기차를 타고 귀경한 전모(32)씨는 “오는 길에 윤석열 대통령이 담화를 한다고 해서 봤는데 하나마나한 이야기들”이라며 “자신이 사퇴 의사를 밝히고 스스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국회 앞에서 본집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총 20만명의 참여 인원을 경찰에 신고했다. 민주노총 각 지부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일대에서 사전집회를 연 뒤 본집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한편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들은 이날 오후 1시부터 광화문에서 ‘주사파 척결’ 맞불집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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