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정원장, 정치인 체포 지시 결코 받은 바 없어"

박종화 기자I 2024.12.07 15:11:31

정치인 체포지시 두고 원장-前 1차장 진실공방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비상계엄 사태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인 체포 지시를 두고 조태용 국가정보원장과 홍장원 전(前) 국정원 제1차장이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가정보원 김남우 기조실장(왼쪽부터), 황원진 2차장, 조태용 국정원장, 윤오준 3차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은 불참했다.(사진=연합뉴스)


국정원은 7일 언론 공지를 통해 “국정원장은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인 등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결코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장원 전 1차장은 ‘정치인 등 체포 지시’를 국정원장에게 보고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홍 전 차장은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전화로 “이번 기회에 잡아들여서 싹 다 정리하라”며 정치인 체포를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윤 대통령에 이어 여인형 당시 방첩사령관이 전화로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며 위치 추적을 부탁했다고 했다. 이런 내용을 조 원장에게 보고하자 ‘내일 이야기 하자’는 답을 받았다는 게 홍 전 차장 주장이다.

홍 전 차장의 경질 경위를 두고서도 양측은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정치인 체포 지시를 따르지 않자 격노한 윤 대통령이 자신을 경질했다는 게 홍 전 차장 입장이다. 반면 조태용 국정원장은 계엄 해제 후 이재명 대표에게 전화해 경위를 설명할 것을 홍 전 차장이 제안했는데 이것이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에 어긋난다고 판단, 1차장 교체를 대통령에게 건의했다고 주장한다.

한편 국회 정보위원회는 이날 정치인 체포 지시에 대한 긴급 질의를 위해 조 원장과 여 전 사령관 등을 출석시켰다. 홍 전 차장은 개인 사유로 정보위에 출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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