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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의 그래미 보이콧이 던진 화두[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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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 기자I 2026.07.31 06: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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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내년 2월 열리는 제69회 ‘그래미 어워즈’(그래미)에 자신들의 음악을 출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BTS 멤버들은 지난 29일 각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그래미가 올해 신설한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아시안 팝) 부문을 둘러싼 논란과 맞물려 있다. 이 부문은 K팝을 비롯해 일본의 J팝, 중국의 C팝 등 아시아 시장에서 제작됐거나 널리 인정받는 팝 음악을 대상으로 한다. 그래미 측은 더 많은 아티스트를 조명하기 위한 취지라는 입장이지만, 아시아 음악을 별도 범주로 묶어 주요 시상 부문과의 경계를 공고히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BTS는 지난 3월 발표한 ‘군백기’(군대+공백기) 이후 첫 앨범 ‘아리랑’(ARIRANG)으로 세계적인 호평을 받으며 K팝 아티스트 그래미 최초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신설된 아시안 팝 부문의 유력한 수상 후보로도 거론됐지만, 출품 자체를 포기한 것이다.

당장 BTS의 선택이 다른 K팝 아티스트들의 집단 보이콧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신설된 아시안 팝 부문을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이는 아티스트들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결정은 “음악은 지역이나 언어가 아니라 작품 자체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화두를 세계 음악계에 던졌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울림을 남겼다.

이번 보이콧은 세계적인 장르로 성장한 K팝이 미국의 기준에 맞춰 인정받는 데 만족할 것이 아니라, K팝만의 음악적 정체성과 주체성을 키울 때가 됐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때마침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는 ‘패노메논 프로젝트’를 통해 ‘그래미’에 버금가는 권위 있는 글로벌 시상식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내년 12월 첫 개최가 목표다. BTS의 그래미 보이콧과 ‘패노메논 프로젝트’는 K팝이 스스로 세계 음악 시장의 기준을 만들고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공통된 방향성을 지닌다. BTS의 이번 보이콧이 K팝 산업의 자생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사진=빅히트뮤직
사진=빅히트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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