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정부가 ‘한국판 스타링크’ 구축 계획을 내놨지만, 목표 시점이 스페이스X보다 9년 늦은 2035년으로 잡히면서 글로벌 경쟁에서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학계에서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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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3세대(Gen3) 스타링크 위성 10만기의 발사·운영 허가를 신청했다. 현재 운용 중인 위성 약 1만1000기보다 10배 가까이 많은 규모다. 스페이스X는 위성 수 확대를 통해 네트워크 대역폭을 늘리고, 지연시간을 유선 광랜 수준인 20ms대로 낮춰 ‘멀티기가급’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스페이스X는 FCC 제출 문서에서 “AI 시대에는 실시간 의사결정과 산업 자동화에 필요한 초고화질 데이터를 처리할 대규모 업링크 용량이 필요하다”며 위성망 확대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신청은 지난 1월 공개한 별도의 ‘궤도 데이터센터(프로젝트명 스타마인드)’ 구상과는 다른 사업이다. 당시 스페이스X는 AI 연산용 위성 최대 100만기를 우주에 배치해 지구 궤도 자체를 거대한 컴퓨팅 인프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한국은 2035년까지 512기…“체급 차이에 속도도 너무 느려”
한국 정부도 지난 3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대한민국 우주항공 산업육성 전략’을 발표하며 2035년까지 저궤도 통신위성 최대 512기를 쏘아 올리는 독자 위성망 구축 시나리오를 내놨다. 국가 우주 주권을 지키겠다는 취지지만, 완성 시점이 스페이스X 대비 9년가량 늦은 데다 규모 면에서도 체급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 나다. 위성 수명을 5년으로 가정할 때 512기 규모를 유지하는 데만 5년 주기별로 약 14조 2586억 원의 막대한 예산이 재투입되어야 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김승조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명예교수는 “10년 뒤에도 지금과 기술·환경이 그대로일 것이라고 가정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며 “미국의 벤처기업들은 회사를 세운 지 1년 반 만에 시험위성을 쏘아 올리는 속도전으로 뛰는데, 우리는 과거에 매여 있다 보니 속도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정부가 예산 제약 때문에 꿈의 크기 자체를 손바닥 만하게 줄여놓은 게 근본적인 문제”라며 “국내 나노위성 제작 단가가 오히려 스페이스X의 대량 양산형 위성 단가보다 비싼 구조에서는 자생적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예산 배분 방식과 법적 규제 체계를 전면 수정해야 대한민국 우주 산업이 후진국화를 면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김 교수는 국가 우주 주권을 지키기 위한 해법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총예산 4조원 가량이 투입되는 고궤도 중심의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사업의 저궤도 전면 전환이다.
그는 “고궤도 위성은 지구와의 거리가 멀어 신호 감쇄가 크고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같은 예산이면 저궤도에서 훨씬 많은 중형·나노 위성을 빠른 스피드로 띄워 강력한 신호 기반의 차세대 내비게이션 및 자율주행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주파수와 궤도 자원 선점을 위한 규제 완화다.
김 교수는 “미국은 벤처기업이 설립되면 국가가 나서 주파수 확보를 지원하고, 정해진 기간 내 위성을 발사하지 못하면 자격을 회수하는 진흥 중심 체계를 운영한다”며 “반면 한국은 위성 발사 이전부터 기술력과 자본력을 입증하도록 요구하는 규제 중심 방식에 머물러 있어 민간 도전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정부 계획이 의미 없다는 평가는 아니다. 위성망 구축 과정에서 독자적인 위성 발사 경험을 쌓고,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스페이스X 등 글로벌 기업들이 위성 통신망과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에 동시에 나서며 저궤도 우주 자원을 빠르게 선점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정책의 실행 속도를 높이고, 민간 기업이 지속적으로 도전할 수 있도록 예산 배분과 지원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한편 중국은 지난 10일 남부 하이난성 원창 상업우주발사장에서 발사한 창정 10B Y1 로켓의 1단 추진체(부스터) 회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재사용 로켓 개발의 핵심 기술 확보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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