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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출신 조정래 감독의 ‘귀향’, 10년 만에 확장판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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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 기자I 2026.08.18 06: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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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6일 ‘귀향: 언니야 이제 집에가자’ 전국 재개봉
대구 상영회서 만난 이용수 할머니의 당부가 재개봉 결심 계기
아시아 피해 여성 이야기 추가…“잊혀가는 역사 다시 기억해야”

[대구=이데일리 홍석천 기자] 대구 출신 조정래 감독의 영화 ‘귀향’이 개봉 10년 만에 확장판으로 다시 관객을 만난다. 배급사 커넥트픽쳐스에 따르면 영화 ‘귀향: 언니야 이제 집에가자’는 오는 26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2016년 2월 개봉해 358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귀향’에 새로운 이야기를 더한 작품이다.

영화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강일출 할머니가 미술 심리치료 과정에서 그린 ‘태워지는 처녀들’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1943년 일본군에 의해 낯선 전장으로 끌려간 열네 살 정민과 소녀들의 고통, 살아남은 피해자들이 평생 짊어져야 했던 상처를 그렸다.

제작 과정 자체도 한 편의 드라마였다. 조 감독은 2002년부터 작품을 구상했지만 제작비를 확보하지 못해 오랜 기간 영화를 완성하지 못했다. 이후 시민 7만5270명의 후원과 배우·제작진의 재능기부가 이어지면서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어렵게 극장에 걸린 영화는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358만명을 동원하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를 사회적으로 환기했다.

대구 출신 조정래 감독의 영화 '귀향:언니야 이제 집에 가자' 포스터.(사진=커넥트픽쳐스)
대구 출신 조정래 감독의 영화 '귀향:언니야 이제 집에 가자' 포스터.(사진=커넥트픽쳐스)
10주년을 맞아 공개되는 확장판은 제목도 ‘귀향: 언니야 이제 집에가자’로 바꿨다. ‘언니야 이제 집에가자’는 영화 속 소녀들이 서로를 부르던 약속이자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피해자들을 향한 산 자들의 다짐을 담은 표현이다.

확장판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등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겪은 여성들의 이야기가 새롭게 추가됐다. 기존 127분이던 상영 시간도 132분으로 늘어났다. 피해 여성들의 고통을 특정 국가에 국한하지 않고 전쟁과 식민지배 속에서 벌어진 보편적 여성 인권 문제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조정래 감독은 대구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며 영화감독의 꿈을 키운 지역 출신 영화인이다. 대구는 조 감독의 고향일 뿐만 아니라 ‘귀향’과의 인연도 깊다. 제작 과정에서 상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투자와 배급에 어려움을 겪자 대구에서 후원 콘서트와 시사회가 열렸고 지역 시민들도 제작비 마련에 힘을 보탰다. 개봉 당시에는 지역 예술영화관을 중심으로 장기 상영과 관람 운동이 이어졌다.

조 감독이 10년 만의 재개봉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도 대구가 자리하고 있다. 그는 올해 3월 영화의 모티브가 된 강일출 할머니가 별세한 뒤 대구에서 열린 ‘귀향’ 상영회에 참석했다.

당시 행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도 휠체어를 타고 참석했다. 이 할머니는 상영이 끝난 뒤 조 감독의 등을 치며 “이제 네가 책임지고 해결해”라고 당부했다. 조 감독은 이 말이 영화가 맡은 역할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2016년 ‘귀향’ 개봉 당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47명이었지만 현재는 5명만 남아 있다. 조 감독은 “이제 정말 시간이 없다”며 이번 재개봉이 잊혀가는 역사를 다시 기억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 '귀향'의 한장면.(사진=커넥트픽쳐스)
영화 '귀향'의 한장면.(사진=커넥트픽쳐스)
그는 “피해자들이 말하는 진정한 해결은 단순한 금전적 보상이 아니라 일본 정부가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죄하며 그 역사를 후세에 올바르게 남기는 것”이라며 “‘귀향’이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를 기억하는 작은 문화적 기록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개된 포스터에는 영화의 주인공인 열네 살 정민과 열다섯 살 영희가 서로를 껴안고 웃는 모습이 담겼다. 여기에 “이렇게 웃던 소녀들이 우리 곁에 단 5명 남았습니다. 더 늦기 전에 안아주세요”라는 문구를 넣어 기억과 연대의 의미를 부각했다.

확장판은 국내 재개봉에 앞서 지난달 일본 오사카에서도 세 차례 상영됐다. 조 감독과 주인공 정민 역의 배우 강하나가 현지 관객을 만나 작품 제작 배경과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제작진은 일본 정식 개봉도 추진하고 있다.

대구 출신 영화인이 14년에 걸쳐 완성하고 대구 시민들이 후원과 관람으로 힘을 보탠 ‘귀향’. 10년 전 시민들의 힘으로 극장에 걸렸던 작품은 이제 피해 생존자들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절박한 메시지를 안고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귀향: 언니야 이제 집에가자’는 오는 26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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