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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 편이 우리 마을 여행 광고"…지자체 로케이션 유치 경쟁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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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희나 기자I 2026.09.09 06: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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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투어리즘' 급부상
제작사, 전국 15개 지자체 290편 지원
경남은 관광효과 226억… 지원금의 20배
영월 '왕사남'·제주 '폭싹'… 촬영지 발길
흥행작→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선순환'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영화와 드라마 로케이션 유치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영화 한 편의 흥행이 지역 상권 활성화와 관광객 유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입증되면서 지자체 간 인센티브(지원) 경쟁도 한층 격화되는 양상이다.

8일 이데일리가 입수한 한국영상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3~2025년) 전국 15개 지자체는 290편에 달하는 영화·드라마 로케이션을 지원했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38편으로 가장 많은 작품을 지원했고 부산과 강원이 35편, 서울이 29편으로 뒤를 이었다.
강원도 영월의 대표 관광지 청령포에 여행객들이 배를 타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영월군)
강원도 영월의 대표 관광지 청령포에 여행객들이 배를 타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영월군)
로케이션 지원은 제작사가 해당 지역에서 실제로 지출한 숙박비와 식비, 차량 임차료, 유류비, 장소사용료 등의 일정 비율을 사후 환급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제작사에는 비용 절감 효과가 있고 지자체는 지원금보다 큰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지역 상생형’ 사업으로 꼽힌다.

부산은 로케이션 지원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이다. 부산영상위원회는 관내 숙박 지출액의 50%, 식비·유류비·장소사용료는 100%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영화 ‘파묘’, ‘서울의 봄’, 드라마 ‘무빙’ 등 흥행작을 유치했다.

충남은 올해부터 아산시와 예산군이 로케이션 사업에 뛰어들면서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도내 3회차 이상 촬영 시 소비액의 30%, 최대 6000만 원을 지원하고 당진·아산·예산은 지역 내에서 2곳 이상 촬영을 진행할 경우 소비액의 50%, 최대 6000만 원을 지원한다. 제주도는 도내 소비액의 30%, 최대 1억 원을 지원하고 경북은 23개 시·군의 촬영지를 한데 모은 경북 로케이션 아카이브 플랫폼도 구축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최근 여러 지역에서 로케이션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주요 장면을 해당 지역에서 촬영하는 등 조건을 갖춘 킬러 콘텐츠를 선정해 제작 지원금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영화·드라마, 지역경제 효과 톡톡

지자체들이 로케이션 유치에 적극적인 이유는 실질적인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입증됐기 때문이다. 경남연구원이 작성한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사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경남은 2022~2025년 4년간 10억 8300만 원 지원금의 3.2배에 달하는 35억 원의 직접 지출효과를 누렸다. 생산유발효과는 56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31억 원으로 각각 지원금의 5.3배, 2.9배에 달했다. 특히 관광유인효과는 226억 원으로, 지원금 대비 20.9배에 달했다. 영화·드라마 로케이션 유치가 단순한 지역 내 소비 진작을 넘어 지역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제주 역시 영화·드라마 로케이션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제주콘텐츠진흥원의 ‘제주 지역 촬영유치 경제 파급효과 분석 연구’에 따르면 2022~2024년 3년간 제주에서 영상 로케이션 촬영으로 인한 직접 지출액은 103억 8100만 원으로 6억 1100만 원 지원금의 17배에 달했다. 생산유발효과는 215억 6200만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88억 5500만 원, 고용유발효과는 117.3명으로 집계됐다.

로케이션 효과는 흥행 성적에 따라 촬영 이후 더 크고 지속적인 파급력을 발휘하고 있다. 영화·드라마가 지역의 풍경과 공간에 스토리를 입히면서 배경이 된 촬영지가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르는 이른바 ‘스크린 투어리즘’이 확산하면서다.

제주도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웰컴투 삼달리’, ‘폭싹 속았수다’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4~7월 대만 관광객이 약 36%, 태국 관광객은 290% 넘게 급증했다. 작품에 등장한 장소에서 이야기를 직접 경험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드라마에 등장한 도로, 폐교 등을 활용한 드라이브 코스, 카페, 복합문화공간은 물론 주요 촬영지를 코스로 엮은 여행 상품도 등장했다.

방치되는 세트장·촬영지…“IP 연계 관광 상품화 필요”

문제는 로케이션 효과가 단기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조성한 세트장이 촬영 종료 후 철거되거나 방치되고, 안내판과 체험 상품 등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사진만 찍고 떠나는 경우도 다반사다.

실제로 영화 ‘극한직업’ 촬영지인 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 인근은 1980~1990년대 이미지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영화 촬영지로 자주 활용되지만, 관련 홍보물은 전무한 상황이다. 제주에선 ‘올인’ 등 영화·드라마 촬영 기념지가 애물단지가 된 사례도 있다.

전문가들은 애니메이션 ‘늑대아이’의 배경지인 일본 도야마현 가미이치정이나 ‘반지의 제왕’ 촬영지 호비튼 등 해외처럼 로케이션 유치 단계부터 관광 상품화 로드맵에 따라 촬영지 보존, 투어 코스 개발 등 IP 활용을 협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영화·드라마 촬영지는 일반적인 관광지보다 라이프사이클이 짧아 작품에 대한 관심이 줄면 방문 수요가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며 “드라마 ‘겨울연가’ 인기를 다양한 콘텐츠로 확대해 지금도 꾸준한 방문 수요를 유지하고 있는 남이섬처럼 다양한 관광 콘텐츠와의 결합 시도 등 새로운 콘텐츠 개발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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