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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약 9% 상승했던 S&P500은 최근 중동 전쟁에도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왔지만, 이번 긴장 재고조는 랠리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다시 키웠다.
트럼프 “휴전 끝났다”…추가 공습까지 경고
시장을 흔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강경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이란과의 임시 휴전 합의와 관련해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더 이상 그들과 대화할 생각이 없다. 그들은 쓰레기 같은 자들”이라며 이란 지도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우리는 어젯밤 그들을 매우 강하게 공격했다”며 “오늘 밤에도 아마 다시 강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말해 추가 공습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이 전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상선 3척이 공격받은 데 대한 보복으로 이란을 공습하고, 이란산 원유의 국제 판매를 허용했던 제재 예외 조치를 철회한 직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할 경우 이란 항만 봉쇄도 재개할 수 있다고 언급해 시장의 긴장감을 더욱 높였다.
다만 그는 장 후반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의 전쟁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혀 장기전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증시는 장중 저점에서 일부 낙폭을 만회했다.
마르크 뤼터 NATO 사무총장도 미국의 군사행동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그는 “휴전이 이뤄진 상황에서 이란이 사실상 이를 위반했고 선박 공격이 발생했다”며 “미국이 강력하게 대응한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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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긴장이 고조되자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장중 한때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한 뒤 전장보다 5.43% 오른 배럴당 78.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4.37% 상승한 배럴당 73.52달러에 마감했다.
유가 급등은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투자자들이 물가 재상승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미 국채금리는 상승했고 채권 가격은 하락했다.
시장은 유가 상승이 연준의 금리 경로를 다시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단기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10월까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이전보다 높게 반영하기 시작했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으로는 연말까지 한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됐다.
이날 공개된 연준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 역시 물가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은 당시 금리 인상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최종적으로는 금리 동결을 지지했다. 또한 위원들은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는 다소 완화된 반면 인플레이션의 상방 위험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LPL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는 “향후 통화정책은 중동의 정치·군사 상황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며 “연준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으며 경제지표가 보다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기 전까지 특정 정책 경로를 확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 “관건은 분쟁 지속 기간”
시장에서는 이번 충격이 단기에 그칠지, 장기화될지가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 나왔다.
US뱅크 웰스매니지먼트의 롭 하워스 선임 투자전략가는 “핵심은 이번 사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며 “이란 핵심 인프라가 추가로 타격을 받는다면 이란의 보복 가능성이 커지고 시장도 훨씬 심각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포렉스닷컴의 파와드 라자크자다 시장분석가는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초까지만 해도 미·이란 긴장 재고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이날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최근까지 시장은 갈등이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격에 반영했지만, 이번 사태는 그러한 가정이 성급했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반면 에드워드존스의 안젤로 쿠르카파스 투자전략가는 “미국과 이란 모두 장기전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와 기업 실적 전망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면 유가가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에서 상당 기간 유지돼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테랑 시장전략가 에드 야데니는 보다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그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 붕괴가 물가 상승세를 다시 가속화할 위험이 있으며, 결국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날 중동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을 반영해 2026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3.0%로 낮췄다. IMF는 전쟁 장기화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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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장에서는 전날 급락했던 반도체주가 강하게 반등하며 나스닥을 지탱했다.
애플이 이번 주 초 브로드컴과 체결한 반도체 공급 계약에 따라 3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브로드컴은 4.8% 급등했다. B.라일리 웰스의 아트 호건 수석시장전략가는 “전 세계 25억대 이상의 애플 기기에 들어가는 칩 공급사로 선정됐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와 딥시크 등 주요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엔비디아 H200 칩 구매를 일부 허용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것도 투자심리를 개선했다. 이에 엔비디아는 3.65%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23% 올랐고, 반에크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인 SMH도 2.0% 상승했다. 다만 SMH는 최근 고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12%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대형 기술주는 혼조세를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은 각각 1% 이상 하락했고, 메타플랫폼스는 2% 내렸다. 스페이스X도 0.8% 하락하며 지난달 12일 상장 이후 가장 낮은 종가를 기록했다.
업종별 명암…에너지 강세·여행주는 약세
업종별로는 S&P500 11개 업종 가운데 9개 업종이 하락했다. 산업재가 3.41% 떨어져 가장 부진했고, 소재업종도 2.45% 하락했다.
유가 상승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에너지주는 강세를 나타냈다. 코노코필립스는 2.1%, 셰브런은 1.1% 상승했고, 마라톤 페트롤리엄은 5.4% 급등했다.
반면 연료비 부담 확대 우려로 여행·레저 관련 종목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은 각각 1% 이상 하락했고, 카니발은 3.9%, 노르웨이지안 크루즈라인은 1.9% 내렸다. 홈디포는 2.6%, 맥도날드는 1.4%, 부킹홀딩스는 4.2% 하락하는 등 소비 관련 종목도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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