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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협회연합(UIA)이 최근 발표한 ‘2025년 국제회의 통계 보고서’(67호)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665건)에 이어 세계 2위(491건)에 올랐다. 작년 한 해 동안 173개국, 1445개 도시에서 열린 9281건의 국제회의 개최 실적을 토대로 순위를 매긴 결과다.
한때 ‘세계 1위’(2017년) 타이틀까지 달았던 한국이 2위에 오른 건 2015년 이후 10년 만이다. 2024년 396건이던 개최 건수가 95건 늘어나면서 6위였던 순위가 4계단 상승, 2022년 이후 일본에 내줬던 ‘아시아 1위’ 타이틀도 3년 만에 되찾았다.
서울은 빈(345건), 브뤼셀(329건)에 이어 2년 연속 ‘세계 3위’를 수성했다. 2024년 사상 첫 ‘아시아 1위’에 등극한 서울은 15건 늘어난 216건으로 ‘숙명의 라이벌’ 도쿄와의 격차도 한층 벌렸다. 도쿄는 2024년보다 22건 줄어든 156건을 기록하며 4위였던 순위가 5위로 내려앉았다.
1907년 설립된 UIA는 전 세계 4만 6272개 국제기구와 협회·단체가 회원으로 가입된 국제기구다. 국제컨벤션협회(ICCA)와 함께 국제회의(컨벤션) 분야를 대표하는 양대 국제기구로 매년 국제회의 실적을 집계해 국가·도시별 순위를 발표한다. UIA에 앞서 지난 5월 ICCA가 발표한 순위에서 한국은 세계 12위(286건), 서울은 9위(121건)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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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순위 상승은 서울 외에 34개 도시가 이끌었다. 30곳이던 개최 도시는 1년 만에 약 17% 늘어난 35곳이 됐다. 같은 기간 전 세계 개최 도시 증가율(4%)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치다. 부산(76건)과 제주(41건)는 1년 새 70~80% 가량 늘었다. 대전은 4건에서 28건으로 개최 건수가 7배 급증했다. 고양과 수원, 포항, 경주, 청주 등도 2배에서 많게는 10배 실적이 늘었다.
서울과 인천, 경기를 제외한 비수도권 비중도 커졌다. 전체 개최 도시 중 수도권은 단 1곳 늘어난 데 그쳤지만, 비수도권은 28곳으로 4곳이 늘었다. 개최 건수 10건 이상인 도시는 부산과 대구, 제주 외에 대전과 경주가 가세하면서 5곳으로 늘었다. 그 결과 120건이던 비수도권 개최 실적이 215건으로 80% 가까이 급증했다. 전체 실적에서 35%에 불과하던 비수도권 비중도 43%로 커졌다. 같은 기간 국제회의 개최 건수가 20% 가까이 늘었지만, 비수도권 비중은 전년 41%에서 43%로 단 2%p 증가에 그친 ICCA 순위와 대비되는 결과다.
UIA와 ICCA 순위에서 비수도권 비중이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국제회의 실적 인정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UIA는 국제기구나 협회·단체가 하루 이상 여는 국제회의를 참가자 규모에 관계없이 모두 인정한다. 이에 반해 ICCA는 비정부기구(NGO)나 정부 간 회의를 제외하고, 국제기구나 협회·단체가 3개국 이상을 순회하며 정기적으로 여는 참가자 50명 이상인 회의만 실적에 포함된다.
UIA는 참가자 규모나 개최 방식에 구애받지 않는 반면 ICCA는 행사 규모와 개최 주기, 지역 등을 모두 따진다. UIA와 ICCA 모두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기존에 열리는 행사 유치가 기본이지만, UIA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국제회의도 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국제회의 유치·개발 측면에서 보면 UIA가 ICCA보다 문턱이 훨씬 낮은 셈이다.
이진수 한국관광공사 마이스기획팀장은 “범주로 보면 UIA가 ICCA보다 넓다”며 “회의·숙박시설 등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부족한 비수도권 중소 도시에서 국제회의를 유치하거나 개발하기엔 UIA가 진입 문턱이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고부가 국제회의로 시장 확대해야
마이스(MICE)의 주요 축인 국제회의 산업 고도화를 위해선 UIA와 ICCA 지표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단순히 개최 실적 늘리기에 매달리기보다 파급효과가 큰 ‘고부가’ 국제회의 유치와 개발을 동시에 늘리는 시장 확대의 ‘성장 사다리’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상대적으로 낮은 문턱의 UIA에 비해 인지도와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행사를 다수 보유한 ICCA 순위를 끌어올리는 투자가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윤은주 한림대 마이스기획경영전공 교수는 “UIA와 ICCA는 국제회의 기준은 물론 기관 성격과 세부 활동, 지향점, 영향력 등이 엄연히 다른 조직”이라며 “동일 선상에서 단순 비교하기보다 성장 단계와 목표에 따라 적절한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2위’, ‘아시아 1위’ 타이틀에 도취돼서는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오성환 한국PCO협회장은 “역대 최고 국제회의 개최 실적에도 산업 기반은 여전히 취약하다”며 “개최 실적을 늘리는 것만큼이나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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