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TV 이지은 기자] “우리나라 원·달러 환율은 2022년 하반기 이후 1300원대를 유지하며 2000년대 들어 가장 긴 고환율 국면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요 원인은 달러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수급 불균형입니다.”
변정규 다이와증권코리아 FICC본부 상석본부장은 최근 이데일리TV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과 달러 순매수가 환율 상승을 이끌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와 한·미 금리 차 확대도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를 심화시킨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엔화와 원화가 함께 약세를 보이는 ‘엔·원 동조화’ 현상, 정부의 경기 부양에 따른 유동성 확대,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의 기준금리도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에는 외국인 리밸런싱이 마무리되고 달러 수급이 안정되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다소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높지 않아 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가 줄었고, SK하이닉스 ADR 발행 등 외환시장 수급 개선 요인도 환율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변 본부장은 하반기에도 환율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연말까지 환율이 일방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중동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가 다시 오르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 연준이 긴축 기조를 유지하거나 예상보다 매파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경기 둔화까지 겹치면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가 다시 심화될 수 있다”며 “결국 연말까지는 연준의 통화정책이 원·달러 환율의 방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전망했다.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원화 국제화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추진 중인 원화 국제화 로드맵과 해외 원화 결제 플랫폼 구축은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외국 금융기관이 원화를 취급하기 위해 정부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주요 기축통화와 비교해 제도적 제약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변 본부장은 “앞으로는 규제를 완화해 민간 중심으로 원화 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정부와 한국은행, 기업, 금융권이 함께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환율 국면에서 해외 투자 전략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미국 주식과 ETF 등 해외 자산은 기초자산의 가격뿐 아니라 환율에도 수익률이 영향을 받는다”며 “단기 투자는 환율 흐름을, 장기 투자는 연준의 기준금리 방향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 투자자는 분할 매수 전략을 활용하면 환율 변동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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