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교회에 숨었다고 봐줄 줄 알아?"…초강력 불체자 단속

이소현 기자I 2025.01.22 09:46:12

학교·교회에서도 체포…금기 깬 트럼프式 불법이민 단속
트럼프 취임 다음날 ICE 단속 개시
전임 바이든 행정부 정책 지우기
"범죄 전과 없어도 발견되면 체포"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바로 다음 날인 21일(현지시간)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와 체류 중인 이민자에 대한 단속을 개시했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뒤집어 교회와 학교 등에서도 체포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는데 미국 내 불법 체류자에 대한 단속이 대폭 강화하는 데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0일(현지시간) 멕시코 바하 캘리포니아주 티후아나에 있는 엘 차파랄 항구를 통과하기 전 이민자들이 줄지어 서있다.(사진=AFP)
트럼프 행정부의 ‘국경 차르’인 톰 호먼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전국 곳곳에서 불법 체류자 단속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ICE는 범죄 경력이 있는 불법 체류자를 주로 단속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했던 대규모 불법 이민자 강제 추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호먼은 “이 나라에 불법으로 체류하고, 유죄를 선고받아 공공 안전에 위협이 되는 이들이 우리의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ICE가 현장 단속 과정에서 범죄 경력이 없는 불법 입국자를 발견할 경우 그들도 함께 체포한다는 방침이다. 체포한 불법 체류자는 구금한 뒤 본국이나 제3국으로 추방한다.

호먼은 “바이든 전 행정부가 지난 4년간 하지 못했던 일을 ICE가 이날부로 시작했다”며 “이번 단속은 철저히 계획된 작전”이라고 강조했다. 또 “범죄 전력이 있는 불법 이민자를 강제 추방하는 것은 미국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ICE는 ‘피난처 도시’라 불리는 정부의 불법 체류자 단속에 협조하지 않거나 협조 자체를 금지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선 당국의 비협조로 체포에 어려움이 있어 단속 대상을 찾으러 다닐 방침이다. 이들 도시는 주로 민주당 소속 단체장이 이끌고 있다. 호먼은 “피난처 도시에서는 부수적인 체포가 더 많이 이뤄질 것”이라며 “그들은 우리가 체포하려는 사람을 찾기 위해 지역사회로 들어가도록 강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망명 신청자들이 20일(현지시간) 멕시코 바하 캘리포니아 주 티후아나의 엘 차파랄 항구를 통과하기 전에 대기하고 있다.(사진=AFP)
미 국토안보부(DHS)는 이날 성명을 통해 벤저민 허프먼 국토안보부 장관 대행이 종교시설과 학교 등 ‘민감한 구역’에서도 불법 이민자 체포를 허용하는 지침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허프먼 대행은 성명에서 “범죄자들은 체포를 피하려고 미국의 학교와 교회에 더 이상 숨지 못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 용감한 사법당국의 손발을 묶지 않고 그들이 상식대로 행동할 것으로 신뢰하겠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바이든 행정부가 유지했던 민감한 구역 내 체포 제한 정책을 철회한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 단속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간 이민 옹호단체에선 이민자들이 단속 두려움 때문에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병원에서 치료받지 않으려 할 것이라는 주장을 해왔다. 이에 교회 등 종교시설에서는 체포를 두려워하는 불법 이민자들을 보호해 왔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조치로 인해 미국 내 종교 단체 및 인권 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또 허프먼 대행은 특정 이주민에게 미국에 일시적으로 살면서 일하는 것을 허용하는 가석방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조치도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지우기 일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시작 첫날인 전날 불법이민 문제 해결을 위해 남부 국경 지역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 “전 행정부의 정책이 불법 입국한 위험한 범죄자들을 보호해 왔다”고 비판하며 강경한 이민 정책을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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