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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올해 들어 높은 수준의 외부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 국내 경제 성장 둔화 우려 등의 부정적 요인들이 지난해 이미 상당부분 시장에 반영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연초 금융시장이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보호무역 확산과 미국 경기 둔화 가능성 등 금년 세계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상당히 큰 상황이고, 앞으로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변수들이 많이 남아있는 만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하여 정부가 시장 안정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이날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정책을 추진하고, 러-우 전쟁 등 지정학적 문제에 있어서도 기존과 다른 접근법을 택하는 등, 미국에 의한 세계 정치, 경제 질서의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러한 전환기에 우리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대응하는가에 따라 향후 우리의 성장 경로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부위원장은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세계 질서의 전환이 궁극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단하기 어렵지만, 단기적으로는 전 세계 실물경제를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며,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도 이러한 영향 아래에 있을 수밖에 없는 만큼, 외부 환경의 변화가 금융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글로벌 자금 흐름과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면서 높은 수준의 긴장감을 가지고 시장 안정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이제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이 어느 정도의 외부 충격은 흡수할 수 있는 기초체력과 복원력을 갖추고 있으며, 과거 IMF 위기와 같은 급격한 경제 ․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향후 수년 내에 2% 미만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올해 성장률이 1% 중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경제 전반의 성장 동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것은 우려할 만한 부분이라고 평가하면서, 구조개혁 등 성장 동력을 확충하기 위한 민-관 공동의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정부는 단기적인 경기 방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잠재적 성장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경제는 중국의 세계경제 편입, 자유무역 확산, 글로벌 밸류 체인 형성 등으로 세계 경제 질서가 전환되던 2000년대에 성공적으로 변화에 대응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과거에 성공한 산업, 성공한 방식에 여전히 머물고 있는 측면도 있다”며 “이제 전 세계적인 기술패권 경쟁과 함께 관세 ․ 리쇼어링 등에 따른 무역장벽 심화와 공급망의 재구성 등으로 다시 한 번 전환기가 도래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여건에 적응하기 위한 도전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기존 주력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가 산업을 형성하고,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성장의 경로를 만드는 것이 우리 경제가 세계 경제 질서의 전환에 대응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는데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며 “이러한 성장 경로를 개척하는데 금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금융은 자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인수해 관리하는 것이 그 본질적인 기능이며, 이러한 기능을 바탕으로 모험적 투자에 수반되는 위험을 분담하고, 생산성 있는 분야로 자금을 배분하는 등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와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 성장을 위한 금융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목표이며, 앞으로 자본시장 선진화 등 여러 정책들의 추진 과정에서 이러한 목표를 구체화 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