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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 부실자산 떼어내고 판다..“매각 위해 물적분할”(종합)

박민 기자I 2020.06.16 10:15:20

자회사로 밸류그로스 분할 신설
학인두산위브 등 미회수 채권 이전
내달 본입찰 앞두고 재무건전성↑

[이데일리 박민·경계영 기자] 두산건설이 물적분할을 통해 잠재 부실을 모두 털어내고 분리 매각을 추진한다. 매각 초기 추진했던 ‘통매각’ 카드를 접고, 팔릴 만한 자산만 떼어내 파는 모양새다.

두산건설은 지난 15일 공시를 통해 건설 부문과 부동산 임대사업을 제외한 일부 자산과 부채, 계약을 신설회사 ‘밸류그로스 주식회사’에 넘기는 물적분할을 했다고 밝혔다.

두산건설의 핵심인 건설사업과 부동산 임대사업은 존속법인인 ‘두산건설’에 남는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이번 분할 목적에 대해 “분할되는 회사의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신설회사를 통해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분할 신설되는 밸류그로스는 두산건설의 자회사로 비상장 법인이다.

밸류그로스로 넘기는 자산은 미회수 채권이 있는 인천 학인두산위브아파트, 일산제니스 상가, 한우리(칸) 리조트, 공주신관 토지 등이다

이들 프로젝트는 미분양 문제로 공사대금 회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두산건설 재무건전성 악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학익 두산위브는 총 432가구 규모로 건립됐는데, 이중 230여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위브더 제니스스퀘어는 일산 탄현역 인근에 위치한 복합상가 개발 프로젝트다. 이 상가는 연면적 6만8266㎡ 규모 개발됐는데, 일부 상가는 준공 이후에도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분할 후 두산건설은 자산 2조2300억원, 부채 1조7800억원이 된다. 밸류그로스는 자산 2500억원, 부채 800억원이다. 밸류그로스 주식 중 보통주 69.5%는 두산건설이 갖고, 우선상환주 30.5%는 두산큐벡스에 800억원에 매각한다.

두산큐벡스는 두산건설 레저사업이 분사한 회사다. 춘천 라데나골프클럽 등을 운영하며 두산중공업(36.3%)과 ㈜두산(29.2%) 등 계열사가 지분을 100% 갖고 있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으로 두산건설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건설은 올해 3월 두산중공업에 흡수합병되며 상장 폐지됐다.

현재 지역기반 건설사인 전략적투자자(SI) 등 3곳 가량의 원매자가 두산건설에 대한 실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원매자들 사이에서는 미수채권 등 두산건설의 부실자산까지 인수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두산그룹은 당초 통매각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부실 우려가 있는 자산은 남기고 매각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물적분할로 두산건설 매각은 잠재 부실이 사라진 만큼 순풍이 예상된다. 두산건설 매각 본입찰은 내달 중순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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