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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성사시킨 기술이전 가운데 공개된 8건의 계약 규모는 약 13조3803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최근 한미약품이 제넨텍과 체결한 약 3조2000억원 규모 계약을 더하면, 공개된 기술수출 규모만으로도 지난해 사상 최대 기록에 이어 올해 ‘20조원대’가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기술수출 확대와 함께 눈에 띄는 대목은 FDA 패스트트랙 지정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패스트트랙은 FDA가 중대 질환 치료제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운영하는 신속 프로그램으로, 지정을 받으면 FDA와 더 빈번하게 협의할 수 있고 허가 신청서를 부분별로 순차 제출할 수 있으며 요건 충족 시 우선심사도 받을 수 있다. 최근 셀트리온의 자체 개발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 3종이 모두 패스트트랙에 지정됐고, 지아이이노베이션의 GI-101A도 최근 지정을 받았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도 27일 파트너사 소티오바이오텍이 개발 중인 SOT106(LRRC15-ADC)이 연조직육종 치료를 위한 FDA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SOT106은 소티오의 LRRC15 표적 항체에 리가켐바이오의 차세대 ADC 플랫폼 ‘콘쥬올(ConjuAll)’을 결합한 후보물질로, 앞서 6월에는 골육종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ODD) 지정도 받은 바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2021년 11월 소티오와 ADC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이번 후보물질을 도출했으며, 소티오는 규제 절차가 비교적 빠른 몰도바에 이달 말 또는 9월 중 임상시험계획(IND)과 임상시험신청서(CTA)를 제출해 연내 첫 환자 투여에 나설 계획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이런 흐름의 배경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의 특허 절벽을 꼽았다. 그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의 라이선스인이 활발해진 것은 오는 2030년 전후로 대형 의약품들의 특허 만료가 집중되면서 빅파마들이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며 “국내 기술의 경쟁력도 분명히 있지만 글로벌 시장의 수요가 상당히 커진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 2030년까지를 K바이오가 글로벌 기술수출 확대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골든타임’으로 짚었다. 그는 “중국은 임상에서 개념입증(PoC) 데이터를 확보한 뒤 기술이전하는 사례가 많은 반면 국내 기업들은 아직 전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임상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확보하느냐”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 시장 진입의 문턱 자체가 낮아진 것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함께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RBC캐피털마켓츠에 따르면 FDA의 신약 ‘가속 승인’ 건수는 2024년 20건에서 지난해 9건으로 반토막 났다. 가속 승인 이전에 확증 임상 착수를 요구할 수 있도록 2022년 관련 법이 바뀐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이는 가속 승인 이후 확증 임상이 지연되거나 실패하는 사례가 늘어난 데 따른 조치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K바이오가 임상 역량을 선진화해 FDA가 납득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며 “최근 FDA의 눈이 높아졌다”고 짚었다. 과거 일부 국내 바이오기업이 신약허가 신청(NDA) 과정에서 1차 지표가 아닌 대리 지표로 “임상 성공”을 주장하거나, 작은 규모의 데이터만으로 성공 가능성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했다가 좌절을 겪은 사례도 있었던 만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임상 설계가 여전히 관건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HK이노엔과 HLB 등도 국산 신약을 앞세워 FDA 허가에 재도전하고 있어, 이들의 도전이 개별 기업을 넘어 K바이오 산업 전반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패스트트랙 지정이라는 초기 관문 통과에 이어, 실제 확증 임상과 허가 승인이라는 다음 단계까지 얼마나 매끄럽게 이어갈 수 있을지가 K바이오의 ‘신속 진출’ 전략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지를 가늠하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마켓잉크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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