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찍었나"…'충성심' 테스트 받는 美NSC 직원들

양지윤 기자I 2025.01.14 09:08:45

NSC, 국무부·국방부 등 파견 직원 대다수
트럼프 참모진, 투표성향·정치 기부금 내역 등 검증
왈츠 "트럼프 의제와 10%% 일치하는 인사로 구성"
전문성 부족, 몸사리기 등 부작용 우려도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0일 취임식을 앞두고 차기 행정부 구성원들이 백악관에서 외교, 안보, 국방 정책을 조정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속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충성도 평가를 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사진=로이터)
AP통신은 이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트럼프 차기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NSC에서 일하는 직업 공무원을 대상으로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정치 기부금을 냈는지, 트럼프 당선인 측이 비난할 수 있는 소설미디어 게시물을 작성했는지 등을 질문하며 충성도 테스트를 하고 있다.

익명의 소식통은 “적어도 일부 비정치적 직원들은 트럼프에 대한 충성심에 대해 질문을 받은 이후, 자신들이 새 행정부에서 NSC에 남아 있을 것이라는 신호를 이전에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NSC는 외교와 안보 문제를 다루는 미국 정부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소수의 참모는 정치적으로 임명되지만, 대다수는 국무부나 국방부,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등 연방 기관에서 백악관으로 파견한 직원들이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로 일반적으로 1~2년 동안 근무한 뒤 원래 자신이 소속된 기관으로 복귀한다.

일반 공무원에 대한 충성도 검증은 지난주부터 시작했다. 일부 인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일할 정무직 지명자로부터 정치 성향에 대해 질문을 받았고, 몇 주 전 그들에게 계속 남아달라고 요청했다고 AP는 전했다.

앞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왈츠 플로리다 하원의원은 지난주 브레이트바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의제와 100% 일치하는 인사들로 NSC가 구성되기를 원한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의 의제를 지지하는 사람들로 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해 취임식까지 NSC에서 근무하는 모든 비정치적 지명자와 경력 정보 관리들을 제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측이 충성도 검증에 나선 것은 트럼프 1기 당시와 같은 내부 고발 새태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예방 조치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9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군사원조를 지렛대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의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과 관련한 부패 의혹을 조사할 것을 압박했다. NSC에 파견된 직업 군인 2명이 통화 내역을 듣고, 내부고발을 하면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첫 탄핵으로 이어졌다.

NSC가 트럼프 당선인의 충성파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문 지식을 갖춘 실무 인력이 부족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에 대응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NSC에 새로 합류한 정책 전문가들이 정책적 차이와 우려 사항에 대해 목소리를 낮출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 하원 감독과 정부개혁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게리 코널리 하원의원(버지니아)은 “이러한 검증이 우리의 국가 안보와 위험한 세계에서 지속적이고 매우 실제적인 글로벌 위협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우리의 능력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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