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STO 관련 법 시행을 앞두고 강기범 하나증권 디지털신사업실장은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하나증권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최근 한돈 프로젝트를 통해 토큰화 자산의 가능성을 확인한 하나증권은 부동산, 그림, 음원 등 실물자산을 쪼개 주식처럼 사고파는 조각투자 기반 상품을 우선 준비하고 제도화 속도에 맞춰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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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증권 STO,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실물연계자산(RWA) 등 디지털자산 제도화의 문호가 차츰 열릴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도 했다. 강 실장은 “국내시장만 볼 것이 아니라 국가 간 경계가 희미해지는 상황에서 해외 플레이어들과 경쟁할 체력이 있는지도 고민해야 한다”며 “특히 가상자산 시장은 국내와 해외 상품이 같은 만큼 언젠가 장벽이 무너질 때 승산이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룹에서 최소한의 1차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디지털신사업실에 돌격대 역할을 맡겨준 것으로 본다”며 “우리만의 방식으로 의미 있는 결과물을 찾아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강기범 디지털신사업실장과 일문일답이다.
-맡고 계신 디지털신사업실은 어떤 조직인지 설명해달라. 기존 디지털자산실과 달라진 점은.
△그 전에는 디지털자산실이었는데 지난해부터 조직 이름을 바꿔 디지털신사업실로 개편했다. 디지털자산 업무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도 하지만 그 외에도 부서 내 투자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고 비상장 안전거래 플랫폼도 출시해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안건을 발굴하고 개발하고 인큐베이팅해 타 부서에 넘기기도 한다. 지난해 넥스트레이드 출범 때도 관련 대응 사업을 저희 부서가 주관해 개발하고 안착시킨 뒤 타 부서로 이관했다. 회사 내 디지털 관련 새로운 안건은 저희가 우선 같이 검토한다고 보면 된다. 새로운 투자 사업을 검토할 때 리서치 기능이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그런 업무도 병행하면서 의견을 드리고 있다.
-벤처캐피탈(VC)처럼 투자 검토 기능도 함께 맡고 있는건가.
△직접 투자하거나 의사결정을 하지는 않는다. 저희가 드릴 수 있는 현장 의견을 전달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하고 개척해 나가는 것이 저희 업무다. 그룹 리더십에서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들이 못하는 새로운 투자 경험을 만들어 제공해보라”는 과제를 많이 주신다. 남들도 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들이 못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에 도전해보라고 힘을 실어주신다. 저희가 비상장주식 안전거래 플랫폼을 갖고 있다. 리테일뿐 아니라 홀세일 거래도 쉽게 할 수 있다. 비상장 주식은 1대1 협의매매 방식이라 서로 협상이 가능하고 잔고와 현금을 예치한 상태에서 거래하는 구조다. 서류 작업도 없고 만날 필요도 없으며 익명성도 보장된다. 사실 저희는 원래부터 비상장 명가였다. 예전 대한투자신탁 때부터 그쪽에 강점이 있었다. 아는 사람만 할 수 있었던 올드 비즈니스였지만 이제는 누구나 충분히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비즈니스는 나중에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비상장 안전거래 플랫폼 내 비상장주식은 토큰화하면 활용 가치가 굉장히 높을 것 같다. 향후 토큰화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나.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토큰증권 관련 2차 간담회가 있었고 정형증권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비상장주식, 채권, MMF 등이 거론되고 있다. 토크나이제이션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분야가 해외의 경우 비상장 주식이기도 해서 충분히 접점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너무 전향적으로 이상향만 가지고 접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 방침이기도 하지만 감독당국이 설정해놓은 각각의 단계가 모두 의미 있는 단계라고 본다. 당연히 당국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서 하나씩 붙여볼 수 있는 부분은 계속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속된 말로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곡되거나 잘못된 결과가 나와서는 안 된다. 그래서 투자자 보호 쪽에도 상당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나은행의 두나무 지분투자와 관련해 증권 계열사 차원에서는 어떤 역할이나 시너지를 고민하고 있나.
△저희 그룹은 촘촘하게 유기적으로 연결 돼 있다. 투자는 은행에서 했지만 그룹 전체를 위한 비즈니스로 보고 있다. 특정 하나의 계열사나 관계사에만 관련된 것이 아닌, 어떤 역할을 어디에서 어떻게 할지 다 함께 고민하고 있다. 디지털신사업실과 은행·지주 간에는 상시적이고 유기적으로 협의체가 작동하고 있다. 그게 저희 회사의 경쟁력이라는 생각도 든다. 단편적·파편적으로 누가 그냥 하는 일이니까 알아서 하라는 식이 아니다. 모두가 이 비즈니스에 관여하고 있고 경영진과 지주 리더십이 강조하는 것도 그 부분이다. 남 일이 아니라 다 같이 하는 것이다. 누군가만 이 일을 하는 구조로는 승산이 없다.
-하나증권은 한돈 프로젝트 등 토큰증권(STO)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현재 구체적으로 준비 중인 STO 사업이 있다면.
△현재 제도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부분은 투자계약증권이다. 직접 발행은 못 하지만 결과적으로 STO를 하는 파트너 발행사를 찾아 상품화하는 것이 저희가 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투자계약증권으로 일단 증권신고의 적정성 등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태핑해볼 필요가 있다. 그런 회사를 발굴하고 STO 상품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가장 큰 의미가 있다. 본게임 때 올릴 수 있는 상품을 내년이나 내년 하반기를 생각하며 여러 건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어떤 자산들이 토큰화됐을 때 유망하다고 보나. 토큰화에 적합한 자산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한돈 프로젝트를 통해 느낀 것이 있다. 첫 번째는 무조건 수익성이 중요하다. 대의적으로나 ESG에 좋다고 해도 수익성이 맞지 않으면 토큰화하기 어렵다. 그 다음은 안정성이고 그리고 안정성을 위한 설명 가능성도 따라와야 한다. 투자자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너무 복잡하거나 파생상품도 아닌데 달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구조 역시 토큰화하기 어렵다. 상품은 좋지만 만기가 너무 길어 유동성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한돈의 가장 큰 특징은 짧은 만기에 있었다. 1호 상품의 만기는 청약일로부터 89일이었다. 새로운 상품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있었을 텐데 짧은 만기로 심리적 불안감이 해소된 측면이 있다.
-유망 자산을 발굴하고 소싱하는 역량도 경쟁력이 될 것 같다. 자산 소싱을 위한 기관 협력이나 파트너십, 기금 조성을 위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실제로 토큰화를 원하는 수요가 많이 있나.
△희망하는 업체들이 많다. 다만 가설로서는 괜찮은 경우가 많지만 검증 단계에서 이것저것 구조화를 해보면 이상적이긴 하지만 결국 남는 게 없다거나 너무 복잡해진다거나 그 때문에 생기는 파생적 문제들이 있다. 그러나 저희는 가능성은 어디에나 있다고 생각하고 가벼이 여기는 부분은 하나도 없다. 같이 일했던 데이터젠이라는 회사가 한돈 프로젝트를 함께 했는데, 원래 돼지와는 관련성이 전혀 없는 회사다. 2년 반 전 처음 봤을 때는 기술 테크 관련 회사였다. 그런데 아이데이션을 같이 하다가 농가에 이런 문제점이 있고 대규모 자본에 휩쓸려 좋은 기회들이 아쉽게 사라진다는 발제를 해주셨다. 그러다가 농장이 필요하고 농장 계약을 해야겠다는 식으로 진일보해왔다. 처음에는 A를 가지고 오지만 나중에는 B를 할 수도 있기에 저희가 재단해서 “이건 안 된다”고 말할 수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 준비하는 과정이 결국 상품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최대한 많은 질문을 하고 문제점을 규명하는 작업을 반복하며 답을 찾아가고 있다.
-STO 발행 플랫폼 구축은 어디까지 준비됐나.
△미래에셋과 함께 업계에서 가장 먼저 플랫폼을 구축했다. 2024년부터 프로젝트를 시작해 1년 조금 넘게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블록체인 메인넷을 같이 공유하고 있다. 주고받기가 안 되면 아무 의미가 없는데 다행히 미래에셋이라는 훌륭한 파트너를 만나 주고받는 것까지 실제 형상화했다. 예탁결제원과 지난해 테스트베드 사업도 진행해 좋은 피드백을 주고받았고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만들었다. 증권사 최초로 PoC도 완료했다. 금융보안원과 함께 STO 플랫폼 보안성 검증을 진행했으며, 올해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시행령이 나오면 대응 개발을 해서 추가로 완성도를 높이겠지만 일단 어느 정도 준비는 마쳤다. 가장 큰 장점은 상상력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실제로 가능한 현실적인 결과물을 파트너와 같이 만들었다는 점이다. 향후 다양한 금융사에 저희 메인넷 참여를 유도하려고 한다. 영업 목적으로 하는 건 아니고, 길을 닦아놨으니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금융사에 저희가 도움을 드리겠다는 것이다. 저희 나름대로 완성도 있게 준비해놨기 때문에 참여하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일부 증권사는 해외에서 정형증권 STO 파일럿 테스트를 하는 움직임도 있다. 하나증권도 정형증권 STO를 준비하고 있나.
△현재 개념검증(PoC)은 몇 가지 검증절차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직 시행령이 완벽하게 나오지 않았다.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지만 비정형증권 STO를 먼저 들여다 보고 있다. ‘단계별’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정형증권까지 시장이 다 열리지는 않는다. 한꺼번에 그럴 수도 없고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도 그동안 일을 하면서 많이 알게 됐다. 일단 감당 가능한 범위에서 열어야 한다. 무작정 열어놓고 알아서 하라고 하면 무질서하게 될 것이다. 그 상황을 잘 이해하기 때문에 속도가 어느 정도일지를 합리적으로 추정해 잘 따라가는 것이 저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룹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 현지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의미 있는 결과물이냐인데 우리만의 방식을 찾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미 파악하고 그동안 협의해왔던 것들이 반영될 것으로 보고 미리 준비해놓고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과정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에 대한 기대도 크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디지털자산기본법 중 비트코인ETF와 같은 현물ETF는 자산운용이 키를 가지고 있다. 자산운용사가 만든 상품을 저희가 판매하고 유통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기다림을 갖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일 것이고 그쪽이 더 관심이 많을 것이다. 또한 해외 유사 상품이 이미 있고 저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서도 충분히 매매가 가능하다. 방법이 여럿인 만큼 현물 ETF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예단하기 어렵다. 더구나 현재 주식시장이 활황이고 불장이지만 디지털자산은 크립토 윈터가 아니라 빙하기까지 온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비트코인 현물ETF에 대한 관심도가 예전 코스피지수 3000일 때와는 다를 것으로 본다. 결국 비트코인은 대체자산 성격을 갖고 있다 보니 본시장과 역방향 영향을 받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실물연계자산(RWA) 시장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RWA와 STO의 경계선을 나누자면 RWA가 상위 개념이고 STO는 자본시장법 안에 치환한 하나의 방법론이다. 지금 당장 우리가 RWA를 직접적으로 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처음 개념을 정립할 때도 “토큰증권은 토큰이라는 단어보다 증권이라는 단어가 훨씬 중요하다”고들 했다. 자본시장법 안의 하나의 방법론인데 그것을 너무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읽혔다. 다만 해외 RWA 시장의 방향성과 속도감은 감독당국에서도 고려할 것이고 실제 반영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시장이 좀 더 전향적으로 열린다면 STO도 그에 맞춰 제도를 허용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될 경우 준비자산 운용 방식이 쟁점이다. 준비자산에 법인용 토큰 MMF와 같은 상품도 활용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대가 열리면 하나증권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나.
△아직 디지털자산법 제정이 이뤄지지 않았으므로 예단할 순 없지만 분명히 어디엔가 접점은 있을 것이다. 그걸 찾아 효과적으로 실현시키는 것이 저희의 임무다. 저희 증권에서는 국채 매입 부문에 개입할 수 있다. 디지털자산이므로 결제와 예수금 등의 활용이 더 쉬워지는 포인트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별도 통화로 기능을 수행하게 되면 환전 이슈도 생길 수 있다. 가령 서클의 달러 스테이블코인(USDC)으로 주식을 매수했다 매도하는 경우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돌려줄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나증권 부문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일 수 있지만 하나은행이 외환 강자이기 때문에 그룹 전체 관점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입체적으로 바라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과 비트고는 금융당국 인가를 받게되면 조인트벤처(JV)로서 커스터디나 월렛 사업 협업이 예상된다. 증권 차원에서 가상자산사업자(VASP) 소수 지분투자나 추가 협업도 검토하고 있나.
△VASP 라이선스를 갖고 있고 생태계에서 유리한 입지에 있는 회사를 찾아볼 수는 있겠지만 그룹에 속해있는 만큼 꼭 우리가 모든 걸 다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타금융사보다 저희는 가장 늦게 비트고와 JV를 만들었다. 그런데 늦게 한 것치고는 가장 강력한 회사와 JV를 만든 것이다. 비트고는 커스터디 업계에선 하나의 맥락을 갖고 있는 회사이고 보안 기술력을 가진 테크회사다. 기술기업과 협업하면서 저희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자는 것이 회사 전략이다. 더 잘하는 회사와 협업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개인적 목표나 조직 목표가 있다면.
△디지털신사업실로 이름을 바꾸게 된 이유가 있다. 회사의 우선순위에 얽매이지 말고 기회가 왔을 때 빨리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이 돼라는 사명이 담겼다. 최소한의 1차 판단은 우리가 할 수 있도록 돌격대 역할을 맡겨준 것이라 보고 신사업실로 바뀐 뒤부터는 조금 더 넓게 사업을 보려고 하고 있다. 기회가 있으면 듣고 와서 보고드리고 고민해볼 포인트를 제시하는 것이 저희 임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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