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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반정부 시위 격화에 파리 등 주요 도시 야간 통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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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레 기자I 2026.10.20 06: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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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동·약탈 번지자 파리·니스 등 야간 통행 제한
명품 매장 등 3000여곳 피해·2400명 체포
대선 6개월 앞 정국 혼란…마크롱 대응 도마에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프랑스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폭동과 약탈로 번지자 당국이 파리 등 주요 도시에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경찰의 부실 대응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내년 대통령 선거를 6개월 앞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 및 연료 가격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로 자동차가 불타 있다. (사진=로이터)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 및 연료 가격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로 자동차가 불타 있다. (사진=로이터)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당국은 이날 파리와 릴, 니스 등 주요 도시 일부 지역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령했다. 파리 경찰은 이날 오후 8시부터 수도 일부 지역의 시위를 금지하고,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레퓌블리크 광장과 레알 일대의 통행을 제한했다.

릴과 두에 등 북부 도시 4곳에서는 향후 이틀간 오후 8시부터 오전 6시까지 미성년자 통행이 금지된다. 니스도 도심 지역에 미성년자 야간 통행금지령을 도입했다. 남부 마르세유에서는 집회와 시위 자체가 금지됐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파리 전역에 대한 통행금지령은 배제하면서도 국가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질서를 회복하겠다는 나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당분간 지역별로 제한적인 통행금지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수주간 이어진 학생 주도 반정부 시위가 지난 주말 대규모 폭력 사태로 확산했다. 공공서비스의 질적 저하와 생활비 부담 등에 항의하는 시민 수십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일부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거나 상점을 약탈했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약 2400명이 체포됐으며 경찰관 등 치안 인력 약 1000명이 부상했다. 시위 참가자 1명은 심정지로 사망했다. 프랑스 무역·소매업연맹은 전국적으로 약 3000개 상점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파리의 대표적인 명품 거리인 방돔 광장에서는 디올 매장 정문이 파손됐으며 롤렉스와 루이비통, 구찌, 랄프로렌 등 명품 매장들의 유리창이 깨졌다. 마르세유에서는 프로축구 구단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의 공식 매장이 약탈당했고, 프랑스 중부에서는 시청 건물에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정부의 치안 대응 실패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파리와 마르세유, 리옹 시장들은 공동 기고문을 통해 “도시의 상당 부분이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채 방치됐다는 느낌을 처음 받았다”고 비판했다.

로랑 누녜스 내무장관은 지난 17일 경찰 등 치안 인력 6만명을 배치했지만 폭력 사태를 통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인정했다. 누녜스 장관은 사의를 표명했으나 마크롱 대통령은 이를 반려하고 약탈과 폭력 행위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지시했다.

르코르뉘 총리는 이번 소요 사태의 배후에 극좌 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을 앞두고 국가에 심각한 혼란을 일으키려는 극좌 운동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에 강경 좌파 대선 후보인 장뤼크 멜랑숑은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라며 반발했다.

이번 사태는 프랑스의 재정 불안과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발생해 정치·경제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재정적자 축소를 위한 예산안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사회 혼란이 장기화할 경우 투자심리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프랑스 금융자산은 유럽 주요 시장에 비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프랑스 노동조합들은 다음 달 5일 추가 파업과 집회를 예고했다. 이탈리아와 벨기에, 알바니아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생활비 부담에 항의하는 시위가 발생하면서 사회적 불안이 유럽 다른 국가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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