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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충격에 美 소비자들 자동차도 '사재기'…3월 판매 급증

이소현 기자I 2025.04.17 09:45:38

美 자동차·부품 소매판매 전월比 5.3%↑
"관세 인상 전 고가 품목 앞당겨 구매"
"3월 강력한 소비…하반기 수요 위축"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관세 충격에 미국 소비자들이 지난달 소비재 중에서 고가로 분류되는 자동차도 사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차값이 오를 것으로 우려해 구매를 서두른 것이다. 미래의 소비를 당겨온 셈으로 하반기엔 급격한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테슬라 전기차가 1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가정 에너지 및 전기 자동차 전시회인 에브리씽 일렉트릭에 전시돼 있다.(사진=로이터)


16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3월 소매판매가 7349억 달러로 전월 대비 1.4%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2개월 연속 증가세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1.2% 증가라는 시장 예상치를 능가하는 수치로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은 것은 4개월 만에 처음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본격적인 관세 도입 전에 막바지 소비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표 전체를 끌어올릴 정도로 주목할 만한 부문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판매다. 전월 대비 5.3% 크게 증가했으며, 계절 조정 기준으로는 전월 대비 5.7% 급증했다. 이는 2023년 1월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판매 증가를 두고 “영리한 소비자들이 관세 인상 전에 고가 품목을 앞당겨 구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부터 외국산 차량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차량 모델과 제조사에 따라 인상 폭은 다르지만, 미국 앤더슨 이코노믹 그룹은 이 관세로 인해 대부분 차량 가격이 4000달러에서 1만 달러까지 상승, 전기차는 최대 1만 2000달러까지 인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토머스 라이언 캐피털 이코노믹스 북미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소비자들은 트럼프의 공격적인 경제정책의 파장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번 판매 증가는 ‘자동차 관세 효과’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3월의 강력한 소비가 올해 하반기에는 급격한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조 브루수엘라스 RSM U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차량 판매가 가장 먼저 줄어들 것이며, 이후 전반적인 소비 위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오렌 크라흐킨 US 네이션 와이드 애널리스트는 “관세로 인한 막바지 소비로 인해 앞으로 한두 달 안에 강력한 수치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선제공격은 결국 끝날 것이고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하반기 소매 판매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쌓인 가계 저축 덕에 최근까지 미국의 소비가 강세를 보였지만 물가 재상승과 고용 불안이 구매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실제 최근 뉴욕 연방준비은행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실업 우려는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었고, 단기 인플레이션 전망도 크게 상승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신용카드 및 기타 결제 데이터를 분석하는 미국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3월에 비필수적인 재량 지출은 감소한 반면 보험, 임대료, 공과금과 같은 필수 지출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증가했다

트럼프 관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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