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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윤 와디즈 카테고리 그룹장(이사)은 지난 5일 경기도 판교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저출산 시대에 키즈 산업을 주목하는 이유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을 공유했다.
2012년 설립된 와디즈는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다소 생소한 개념을 국내 시장에 확립한 선도 기업이다. 와디즈는 온라인 상에서 불특정 다수의 소액 투자자들을 유치해 자금이 필요한 스타트업이나 중소 브랜드들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12년이 지난 현재, 와디즈는 단순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넘어, 신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을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등용문’으로 여겨지고 있다.
현재 와디즈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바로 키즈 산업이다.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더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을 겪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 상황을 고려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또한, 키즈 산업은 부모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유명 브랜드가 선호되는 경향이 있어, 신생 브랜드들이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서 와디즈는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냈다. 부모들이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이유가 바로 ‘기능’에 있다는 점을 파악한 것이다. 천 이사는 “부모들 사이에서 특정 유명 브랜드 제품만 구매하는 경향이 키즈 산업의 어려운 점이지만, 오히려 이것이 기회라고 봤다”며, “소위 ‘대장급’ 브랜드들이 갖고 있는 가장 핵심은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생 브랜드들의 제품은 대장급 브랜드보다 더 뛰어난 기능을 접목하면서도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며, “와디즈는 신생 브랜드 제품들의 기능을 비교하고, 기능은 우위에 있고 가격은 더 저렴하다는 차이를 명확히 고객들에게 인지시키는 시각적 콘텐츠를 통해 선택받았다”고 덧붙였다.
함께 인터뷰에 참석한 나의림 와디즈 알파팀 프로는 “부모들은 항상 새로운 기능을 가진 제품들을 찾고 있지만, 대장급 브랜드들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것을 출시하기 어렵다”며, “신생 브랜드들은 기존 제품들의 약점을 찾아내고 이를 개선해 새롭게 공개하고 있으며, 이러한 혁신성을 콘텐츠로 풀어내 고객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와디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올 상반기 와디즈의 키즈 분야 펀딩 및 사전주문(프리오더) 거래액은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지난 6월 진행한 키즈 관련 기획전 거래액은 일주일 만에 전년 동기 대비 15배 증가한 4억원을 돌파했으며, 같은 기간 결제 건수는 10배 증가한 3000건에 달했다. 영유아를 위한 ‘역류방지 쿠션’과 7세에서 초등학교 4학년 아동의 문해력을 높이는 ‘하루 한 장 키즈신문’ 등은 억대 펀딩을 기록했다.
내년에도 와디즈는 키즈 산업에 더욱 힘을 실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와디즈는 2025년 키즈 산업 트렌드 ‘판도라(PANDORA)’를 제시하며 목표를 구체화했다. ‘판도라’는 ‘Play, Auto Tech, Named, Digital, Open run, Redisign, Academic’의 앞글자를 따 만든 이름으로, 놀이 제품, 육아 자동화 기술,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디지털 학습 등 여러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나 프로는 “판도라는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추출한 키워드로, 각 카테고리별로 와디즈에서 기회를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며, “2025년에는 출산 및 육아용품뿐만 아니라 장난감,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제품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프로젝트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천 이사는 “와디즈가 현재 주목하고 있는 지점은 키즈 산업 중에서도 영유아 시장”이라며, “영유아 시장을 넘어 향후에는 주니어 아이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선택지가 적은 주니어 의류 시장까지도 확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