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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탄핵소추안이 폐기된 다음날인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대국민 공동 담화’를 발표했다. 담화의 주요 내용은 △대통령 퇴진 시까지 외교 포함 국정 배제 △퇴진 전까지 국무총리-당 공동 국정운영 △당대표-총리 회동 정례화 및 상시소통 등이다. 특히 한 대표는 “주 1회에 이상의 정례회동을 통해 경제·외교·국방 등 시급한 국정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가 사실상 ‘당대표-국무총리 공동 국정운영’을 계획을 발표하자 여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7일) “향후 국정 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 나가겠다”고 한 만큼, 당 대표가 중심이 아닌 의원 전체 의견을 모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니(한동훈 대표)가 어떻게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직무 배제할 권한이 있나. 그건 탄핵절차 밖에 없다”며 “대한민국 국민은 니한테 국정을 맡긴 일이 없다. 당원들이 당무를 맡겼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추경호(원내대표)보다 니(한 대표)가 더 책임이 있는데 추경호는 사퇴하는데 니는 하지 않나”라고 비꼬았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윤상현 의원 역시 공동담화 시간인 오전 11시에 맞춰 SNS에 “어제 대통령의 담화는 당에 일임한다는 것”이라며 “관련된 모든 로드맵은 의원총회에서 중지를 모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동담화 이후에는 “대통령께서 국정 안정화 방안을 당에 일임한 것은 당 최고위원회, 의원총회, 또 여러 원로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방안을 모색하라는 의미”라며 한 대표를 견제했다.
이들 이외에도 여당 내부에서는 당대표-총리 공동 국정운영 체제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현재 ‘식물’이라도 해도 여전히 대통령”이라며 “모든 로드맵의 핵심은 대통령 설득인데, 계속 대립각을 세워온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잘 설득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실제 전날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이 대통령 직무정지와 직결되는 탄핵 표결 참여에 스스로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 제기한 ‘투표 참여 통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얘기다. 전날 비상 의원총회 중 실시한 탄핵 표결 참여 투표에서는 전체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99명이 참여에 반대했고, 9명만 찬성했다. 통상 친한(한동훈)계 의원이 20명 정도로 추산되는 점을 고려하면 친한계 내부서도 불참 여론이 컸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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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반발은 예상대로 거센 상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은 배후 조종으로 숨어 있으면서 내란공모 세력을 내세워 내란상태를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얼굴을 바꾼 ‘2차 내란 행위”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내란 주범, 군사 반란 주범 윤석열은 즉각 사퇴하거나 탄핵돼야 한다”며 “오는 14일 민주당은 국민의 이름으로 반드시 그를 탄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오는 11일 임시국회를 개의해 탄핵소추안을 보고하고 이후 14일 표결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탄핵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내에 표결해야 한다.
개혁신당 역시 한 대표의 공동 국정운영 계획에 대해 거세게 비판했다.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도대체 누가 한 대표에게 국정운영 권한을 주었나. 대통령 권한은 이어달리기 바통이 아니다”며 “한 대표가 이랬다 저랬다 변덕을 부리다 끝내 탄핵을 하지 않은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방식으로는 작금의 사태를 수습할 수 없다. 대통령의 직무를 즉각 중단시키고 현재의 불안정한 국가적 사태 해결을 위한 여야 회담을 제안한다”며 협조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총리와 함께 (국정을)운영하겠다는 취지는 어폐가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비상시국에 당이 조금 더 적극적이고 세심하게 총리와 협의하겠다는 의미”라며 “박근혜 대통령 국정농단 상황에서 당시 우원식 의원(현 의장)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이 ‘총리에게 전권을 맡기고 국정에서 손을 떼라’고 말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