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만식 전북은행 팀장은 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XRP 서울 2026’에서 “지난해 XRP 서울에서 리플을 통한 송금 논의를 시작했고 지난 8월 리플 페이먼트 계약을 체결했다”며 “12월 셋째 주를 목표로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대상 개인 해외송금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팀장은 “현재 리플과 개인·기업 송금을 위한 전산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며 “개인 송금이 어느 정도 활성화되면 기업 송금 서비스도 앞당겨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 관련 법제화가 완료된다면 스테이블코인 송금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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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객은 어떤 블록체인이나 네트워크를 사용하는지보다 얼마의 비용으로 언제 상대방에게 돈이 도착하는지를 정확하게 알고 싶어 한다”며 “비용이 낮아지고 처리 시간이 초 단위로 단축돼야 새로운 지급결제 인프라로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금 진행 상태와 상대방의 수취 금액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은행 영업시간이나 시차와 관계없이 24시간 송금할 수 있다는 점도 리플 페이먼트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국내 금융권도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을 활용한 금융서비스를 실증 단계에서 실제 서비스로 확장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케이뱅크와 우리은행은 해외송금과 결제 분야에서 블록체인의 활용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으며 교보증권은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 등 실물자산 토큰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케이뱅크 역시 해외송금을 디지털자산의 주요 활용처로 보고 있다. 최재혁 케이뱅크 디지털자산TF장은 “국내 송금은 금융결제망을 통해 저렴하고 빠르게 이뤄지지만 해외송금은 여전히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며 “디지털자산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을지 태국과 홍콩 등 여러 지역에서 개념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증 과정에서는 해외송금 시간을 크게 단축할 가능성도 확인했다. 최 TF장은 “테스트를 해보니 해외송금이 5분도 걸리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며 “마치 국내 송금을 하듯 편리해질 수 있기 때문에 향후 1~3년 사이 해외송금 분야에서 가장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규제뿐 아니라 사고 발생 시 책임 구조와 24시간 운영체계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이 직접 디지털자산을 취급하기 위한 지갑·수탁 인프라에서는 ‘키 관리’가 핵심 과제로 꼽혔다. 고객이 개인키를 분실했을 때 은행이 이를 어떻게 복구하거나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블록체인을 금융서비스 전면의 사용자경험(UX)을 바꾸는 기술이라기보다 후선 업무를 혁신하는 인프라로 보고 있다. 한승훈 우리은행 차장은 “모바일뱅킹과 간편결제로 고객이 사용하는 앞단은 크게 바뀌었지만 뒷단의 정산은 과거 기술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T+1, T+2가 여전히 존재한다”며 “블록체인은 미래 백엔드의 혁신”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배달 플랫폼과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실시간 정산 PoC도 진행했다. 기존에는 가맹점 매출 정산까지 일정 시간이 걸렸지만 스테이블코인으로 실시간 정산할 경우 가맹점주의 자금 유동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존 은행 코어뱅킹 시스템과 블록체인의 호환성, 대규모 트래픽 처리 능력, 자금세탁방지(AML)와 이상거래탐지(FDS) 등 내부통제 체계가 상용화의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토큰화가 단순히 자산을 ‘쪼개 파는’ 수준을 넘어 담보와 결제 인프라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신희진 교보증권 신사업담당 이사는 “토큰화의 실질적인 가치 중 하나는 담보의 유동성”이라며 “교보증권도 최근 해외 시장에서 토큰화 MMF 관련 실험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24시간 담보 이동이 가능해지면 자금조달 비용과 유휴자금을 줄일 수 있다”며 “미술품 등 기존에 금융상품으로 보기 어려웠던 비정형 자산도 표준화된 증권으로 표현해 새로운 투자처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 금융권은 향후 해외송금과 결제, 토큰화 자산, 예금토큰 등 지금은 각각 분리된 서비스가 하나의 온체인 금융 인프라로 연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 팀장은 “5년 뒤에는 전통금융과 디지털자산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할 것”이라며 “하나의 금융 앱이나 월렛 안에서 예금과 증권, 다양한 토큰화 자산을 함께 관리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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