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집, 카페도 투표소로 변신
투표소, 공공기관 여의치 않을 땐 민간시설 설치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이번 대선에서도 식당이나 자동차 대리점 등 이색적인 장소에 투표소가 마련됐다. 시민들은 평소 알고 있던 투표소와 사뭇 다른 모습에 다소 당황했지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서울 중구 청구초등학교 야구부실내훈련장에 마련된 청구동 제1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사진=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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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서울 중구 청구초등학교 야구부 실내 훈련장엔 청구동 제1투표소가 설치됐다. 구석에 잘 정리된 야구공이나 타격 연습을 위한 그물망은 이 곳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 곳인지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게 해줬다. 출근 전에 투표하러 나왔다는 박 모(33)씨는 “투표용지와 참관인만 있으면 그곳이 투표장 아니겠냐”며 웃었다.
식당이 투표소로 변신한 곳도 있었다. 피자집 겸 카페인 서울 서대문구 고래한입피자에는 아침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북가좌 제2동 제5투표소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매장 내 탁자와 의자는 모두 밖으로 나왔고 기표대가 대신 자리를 차지했다. 경기 광명시 소하동의 상상초월식당도 고기 불판을 모두 치우고 기표대를 설치했다. 기표소 건너편에선 손님들이 식사를 하는 이색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투표소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보통 주민센터·학교·관공서 등에 주로 설치된다. 하지만 투표소 설치가 여의치 않으면 민간시설에 투표소를 차리기도 한다. 많은 사람이 투표할 수 있게 접근성이 좋고 넓은 곳이면 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민간 시설을 투표 장소로 사용하면 일정 금액의 사례금이나 임차료를 지불한다.
이러한 이유 탓에 서울 강동구 카페 ‘승룡이네 루디아’는 성내제2동 제3투표소로 탈바꿈했고 서울 동대문구 벨라루체웨딩홀 카페에는 휘경제1동 제3투표소가 차려졌다. 고시원 주차장(원창고시원 지하 주차장·서울 공덕동 제5투표소), 태권도장(한일태권도·부산 연산제4동 제4투표소), 레슬링장(레슬링넘버원·부산 남천제2동 제3투표소) 등 투표소도 눈길을 끌었다. 성남종합운동장 실내 씨름장에는 중원구 성남동 제2투표소가, 광주시 도척면 게이트볼장엔 도척면 제3투표소가 마련됐다.
 | 제21대 대통령선거 투표일인 3일 서울 광진구 기아차 대공원 대리점에 마련된 능동 제3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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