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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사모펀드 '대기업 재지정' 선 그어…규제 사각지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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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렬 기자I 2026.09.10 06: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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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지배 일시적, 공정거래법 규율 시 이중규제"
자본시장법으로 풀어야…개정안 국회 처리 주시
홈플러스 등 장기 지배 늘며 사각지대 우려 여전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사모펀드(PEF)를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다시 지정하는 방안에 사실상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 등을 계기로 대형 PEF의 기업 지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서다.

PEF의 기업 지배는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전제로 한 일시적 성격인 데다, 자본시장법상 견제 장치가 마련돼 있어 공정거래법으로 규제할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9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PEF 전업집단을 대기업집단으로 재지정할 필요성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21년 PEF 전업집단을 대기업집단 지정 대상에서 제외했다. 일반 대기업집단과 달리 PEF는 기업을 장기간 지배하기보다 기업가치를 높인 뒤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경제력 집중이나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유에서다. PEF를 통한 기업 인수·구조조정 등 자본시장의 역동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공정위는 이번에도 당시의 지정 제외 취지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자본시장법상 견제 장치가 충분하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PEF에는 자산운용보고와 외부감사 의무 등이 적용되고 차입도 일정 범위로 제한된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으로 다시 지정해 공시 의무나 채무보증 제한 등을 추가로 적용할 경우 규제가 중복될 수 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문제는 공정위 판단의 전제가 되는 ‘일시적 기업 지배’에서 벗어난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최대 PEF인 MBK파트너스의 경우 운용자산이 약 50조원, 투자기업 매출 합계가 60조원을 웃돌아 웬만한 대기업을 뛰어넘는다. 딜라이브(2008년), 네파(2013년), 홈플러스(2015년) 등은 인수한 지 10년이 넘도록 엑시트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장기 지배 체제로 굳어졌다.

이 과정에서 실질적 지배자가 동일인(총수) 지정을 피해 가며 감시망을 벗어난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특히 홈플러스의 자산 유동화와 임대료 부담, 기업회생 신청 등을 둘러싸고 PEF의 기업 경영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란도 커졌다.

전문가들도 낡은 규율 체계 정비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모펀드 속성상 대기업집단 제도 취지와 잘 맞지 않고 마땅한 규제 수단도 없다”면서도 “처음엔 매각할 의도였어도 10~20년 장기 보유하는 등 우려가 제기되는 특별한 사례는 구체적인 사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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