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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12시 32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451.7원)보다 15.0원 내린 1436.7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4.7원 내린 1437.0원에 개장했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1440.0원) 기준으로는 3.0원 내렸다. 개장 직후 환율은 1432.9원까지 내려갔다. 이는 장중 저가 기준으로 지난달 16일(1428.0원) 이후 한 달여 만에 최저치다.
하지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다음달 1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환율은 오전 9시 57분께 1443.9원으로 10원 이상 튀어올랐다. 이후 추가 관세 소식이 없자 환율은 다시 1430원 중후반대로 내려와 움직이고 있다.
가장 우려했던 관세 정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즉시 보편적 관세 등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저널(WSJ)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도 트럼프 경제팀은 매달 2~5%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이 방안은 초기 단계이며 아직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나는 즉각 미국 근로자와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의 무역 시스템 점검을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 시민들을 부유하게 하기 위해 외국에 관세와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공언했던 것과 달리 취임 첫날 추가 관세를 발표하지 않으면서 달러화는 급격히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인덱스는 장중 한때 107.865까지 하락했다. 전날 장 마감 기준 109 초반대에서 급락한 것이다.
달러 약세에 아시아 통화는 강세다. 달러·엔 환율은 154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25위안대까지 내려갔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취임하면서 매파적인 정책을 내놓을 거라는 우려가 있었는데, 행정 명령에 관세가 빠진다는 게 보도가 되면서 환율이 많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화적인 공약 추진 가능성을 시사한 배경에는 공격적인 공약 추진이 물가와 국채 금리에 자칫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저물가-저금리를 선호하는 트럼프 입장에서 무리한 공약 추진으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재발하는 것을 원치 않은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7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400억원대를 팔고 있다.
◇허니문 안도 일러…추세적 하락은 ‘아직’
다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허니문 기간이 길어질 것이란 기대는 섣부르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날 오전 장중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1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달러가 다시 반등한 것이 방증이다. 달러인덱스는 20일(현지시간) 저녁 10시 32분 기준 108.22로 상승했다. 이에 위안화, 원화 등은 강세 폭을 일부 반납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달러·위안 환율은 7.25위안대에서 7.29위안대까지 반등하기도 했다.
국내은행 딜러는 “장중에 트럼프 관세 발언이 나오면서 역외에서 달러 매수 쪽이 많이 움직였던 거 같다”며 “추세적인 하락이라고 보기는 아직 이르고, 취임 초라서 발언 하나하나에 크게 움직이는 것 같은데 구체적인 정책이 나온 뒤에는 달러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발언이 계속해서 나오지 않는거 봐서는 오후에도 1435원 정도 레벨이 유지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지 대중국 관세와 니어쇼오링(캐나다, 멕시코)에 대해
고율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잠재해 있어 안심할 수는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 시장에는 우려보다는 안도감을 주었지만, 향후 변동성 리스크는 여전히 잠재해 있어 미국 국채 금리의 추가 하락 여부를 좀 더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