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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으로 여행할 수 있도록 여권을 돌려달라는 요청을 기각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 패배 이후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으며, 브라질 최고 법원의 명령에 따라 작년 2월 여권이 압수됐다.
여권 반환이 거절된 것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도망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결정문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작년 11월 인터뷰에서 “브라질에서 형사 책임을 피하고자 도피와 정치적 망명 요청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을 들며 “쿠데타 및 민주·법치주의 폭력적 훼손 사건 으로 조사를 받은 보우소나루의 여권 압수 및 출국 금지 조처는 정당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는 미국으로 출국할 수 없게 돼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는 그의 아내와 다른 가족들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 8일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오는 20일 취임식에 초대를 받아 영광이라며, 여권 반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9∼2022년 브라질 대통령을 지낸 보우소나루는 재임 중 거침없는 막말과 급진적인 언행으로 트럼프 당선인과 닮은꼴로 ‘브라질의 트럼프’라고 불렸으며,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양국 관계는 더욱 깊어졌다. 서방 언론에선 그를 ‘열대의 트럼프’ 또는 ‘남미의 트럼프’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낙선 후 퇴임을 앞두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당시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막기 위해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룰라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23년 1월 8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수천 명이 수도 브라질리아에 있는 대통령궁·의사당·대법원 청사에 난입해 기물을 부수는 등 폭동을 일으켰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지난해 11월 21일 ‘쿠데타 및 민주·법치주의 폭력적 훼손 사건’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새 정부 전복과 대통령 당선인 공격을 위해 움직인 범죄조직의 존재를 확인했다며, 37명을 쿠데타 및 범죄단체조직 등 혐의로 기소 의견을 냈다. 기소 의견 대상자 중에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도 포함돼 있었다.